인간의 수명은 건강 수명과 질병 수명으로 구분된다. 현대의학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질병 수명의 연장이지만 삶의 질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 먹고살 만한 대한민국이 되었지만 여전히 노년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지지 기반은 척박하다. 몸이 아프면 자존감은 무너지며 삶에 대한 의욕마저 상실된다. 세상만사가 귀찮아지며 무기력해진다. 이른바 ‘뒷방 늙은이’의 탄생이다. 

지천명 나이가 넘어서니 세상 풍파에 건강한 심신 없이 맞서는 것은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지극히 당연한 진실을 마주한 후, 가끔은 구체적으로 몇 살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 언제까지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을지를 떠올려 본다. 그러다 보면 존재를 지탱해 주는 열정마저도 노화와 함께 쇠잔해질까 노심초사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늙어감이 열정의 기본 전제인 욕망까지 박제하지 않으리라 믿어본다.

누구나 염원하지만 쉬이 허락하지 않는 축복 받은 나이인 백세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한 글쓰기와 강연을 이어 나가는 김형석 교수의 인생은 건강과 열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지속 가능한 건강에 대한 자기관리가 전제되지 않으면 감히 엄두도 못 낼 노년의 풍경이다. 인간에게 ‘노화’만큼 서글픈 섭리는 없다. 희로애락의 접점마다 늘 혼돈은 필연적이다. 육신의 반듯한 자기절제로 나이 들어가는 것이 인생을 가장 평온하게 살아가는 길임을 익히 알지만 그것이 어찌 쉬운 목표이겠는가. 

후성유전학적 관점으로 건강을 챙기는 일, 지난한 삶 속에서도 해왔던 일에 대한 끈덕짐을 놓지 않는 일, 일상의 우선순위를 두는 일, 여문 열매처럼 마음의 평화를 존재 안에 채비하는 일들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늙어 가는 과정은 고통의 블랙홀로 하루하루 빠져 들어가는 일이다. 

열혈청춘을 위로했던 고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에는 “또 하루 저물어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이란 노랫말이 있다. 사랑을 떠나보낸 애절함의 노래이다. 누구나 그 시기엔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지만 어느 순간 비워진 자리가 서글퍼진다. 그래도 살아갈 날이 많은 청춘이기에 반복되는 이별에 익숙해지며 다른 사랑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은 나이 든 사람들에겐 ‘서른 즈음에’의 축제의 기억은 흐물흐물해지고 텅 빈 객석에서 외롭게 앉아있어야 되는 시간이 다가온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어디 있으랴. 세상 모든 존재에 대한 이별은 예정되어 있지 않은가. 영생을 염원했던 진나라의 진시황도 끝내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죽음은 모든 생명의 불가피한 운명이다. 우리 모두는 생로병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37세의 나이에 요절한‘별이 빛나는 밤’으로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평생 자신을 돌봐 주었던 동생 테오에게 보낸 668통의 편지 중에 죽음에 대한 위트 넘치는 통찰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별을 향해 가고 싶어 한다. 살아서는 별에 갈 수 없고 죽어야만 갈 수 있다. 별에 빨리 가는 운행수단은 질병이며, 자연사하는 것은 천천히 걸어 별에 가는 것이다’라고 썼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20세기 한국 근현대사 3부작으로 평가받는 대하소설들의 작가 조정래는 이른 여덟의 나이에도 여전히 육필로 글을 써 내려간다. 그런 그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말은 늙어 가는 것에 대한 태도를 일깨워 준다.

“삼십 대 때부터 소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글 쓰다 책상에 엎드려 죽는 것’이라고 대답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쓰다가 죽는 것처럼 아름다운 작가의 삶은 없다고 생각한다.” 

노년의 시간, 조정래처럼, 김형석처럼 자기 주도형 의연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부단하게 몸을 움직여야 한다. 신체 나이의 무게에 속박당하지 않아야 한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카르페 디엠’

 

 

안태환 원장 약력

▪ 강남 프레쉬이비인후과 의원 대표원장
▪ 이비인후과 전문의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 의학박사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서울 삼성의료원 성균관대학교 외래교수
▪ 대한이비인후과 의사회 前 학술이사
▪ 대한이비인후과 학회 학술위원
▪ 대한미용외과 의학회 부회장
▪ 대한 레이저 피부모발학회 부회장
▪ 2017년 한국의 명의 100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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