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민 대표
오정민 대표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집 다음으로 큰 재산이자 자신을 나타내는 문화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내가 지금 어떤 이유로 차를 선택하느냐를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 출퇴근에 필요한가, 사업에 필요한가, 차를 혼자 타고 다니는가, 가족과 함께 탈 것인가, 짐을 싣기 편해야 할 것인가 등이다.

무엇보다 예산에 맞는 차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제 상황에 따라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영혼까지 끌어 모은’ 할부한도로 지르는 것이 나을까. 최대한 안정적으로 자금이 확보됐을 때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

흔히 예산이라고 하면 차값만 생각하는데, 자동차 구입 예산 외에 세금, 보험, 유지비 등을 고려해야 한다. 세금은 최초 구입 시 내는 취득세, 공채 등과 보유 시 배기량에 따라 차등 부가되는 정기 자동차세가 있다.

특히 생애 첫차를 구입하는 경우 유지비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 대중교통이나 차가 있는 가족 지인에게 얻어 타던 경우에는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비용이 지출된다. 유지비는 주유비 외에도 주차비, 세차비, 통행료, 정비 및 수리비, 혹시 모를 과태료 범칙금까지도 염두해야 한다.

전체 예산에서 85%의 차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2000만원의 예산이 있다면 차값은 1700만원 정도에서 정하는 것이 좋다. 취득세는 차값의 약 7%인 140만원, 보험료는 운전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100만원 정도다,

나머지는 내 취향에 맞는 용품 액세서리 구입에 쓴다. 신차의 경우 영업사원과 협의를 통해 용품을 서비스로 받거나 현금으로 받아 본인이 원하는 제품으로 구입할 수 있다. 중고차의 경우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하이패스, 썬팅 등을 추가 혹은 교체해야 할 수 있기에 사전에 전차주나 딜러(매매상)와 가격 흥정과 함께 업자(도매)가격으로 장착할 수 있는 업체 소개를 받는 것도 좋다.

차값을 산정할 때는 할부금을 낼 수 있는 여력도 포함된다. 직장인의 경우 대략의 수입 지출이 일정하지만, 전문직, 사업자의 경우 변동 폭이 심하기에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달에 월 1000만원의 수익이 있더라도 0(제로) 수익이 있는 기간도 고려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카푸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을 감수하고, 일단 지르고 열심히 벌어서 낼지는 본인의 판단이다. 그 결과와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한다.

카푸어가 남의 일 같겠지만 예산에 맞지 않는 차를 구입할 경우 쉽게 벌어지는 일이다. 자동차는 구입하자마자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을 염두해야 한다.

신차건 중고차건 다시 되팔려면 구입한 가격보다 낮은 값이 산정된다. 즉, 본인의 능력이나 예산을 초과하는 금액을 할부로 구입했을 경우, 차를 팔고 싶어도 남은 할부금이 차값보다 높은 상황이 된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처음 구입할 때 보다 고금리의 다른 대출을 이용하게 되는 악순환이 진행될 수 있다. 결국, 본인이 차를 팔면서 돈을 주고 넘겨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예산을 고려해야하는 것은 현금, 할부 구입 외에도 리스, 렌트 등의 구입 방법도 마찬가지다. 중도 해지 수수료와 같은 페널티가 상당히 높게 책정돼 있다. 물론 경제능력과 신용도를 종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하지만, 당장 초기 부담금이 적다는 유혹에 빠지지 말고 본인의 예산과 경제 능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어찌보면 차를 구입하는 것보다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고 비용이 덜 든다는 이야기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필자는 서두에서 언급한대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나를 표현하는 아이덴티티이자 나만의 공간에서 만들 수 있는 추억 그 이상의 소중한 의미가 있기에 자동차 구입을 추천한다.

또한 누구에게나 드림카가 있지만 적당한 선에서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는데, 최대한 근사치에 가까운 차를 구입하는 방법은 있다. 신차 포르쉐를 살 예산은 안된다면 중고 포르쉐를 고려한다거나, 차선책으로 스팅어를 살 수도 있다. 어떤 지나간 노랫말처럼 300만원 짜리 중고차로 어디든 남부럽지 않게 다닐 수도 있다. 나에게 맞는 차를 찾기 위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자 약력>
- 현 오토비즈컴 대표
- 현 고려대 온라인마케팅 AMP 겸임교수
- 전 현대캐피탈 오토인사이드 대표
- 전 SK엔카 팀장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