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이 긴축 경영을 펼친 결과 쪼그라든 매출에도 20% 가까이 늘어난 순이익을 거뒀다.

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597개(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장사들이 매출은 1961조763억원으로 3.70% 줄었다. 반면 순이익은 63조4533억원으로 전년보다 18.1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07조4072억원으로 3.20% 늘었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률이 각각 5.48%, 3.24%로 전년보다 0.37%포인트, 0.60%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 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맞아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보면 매출액(1724조2693억원)과 영업이익(71조4133억원)이 각각 4.53%, 6.41% 줄었지만 순이익(37조455억원)은 15.89% 늘어 어려운 영업환경에서 기업들의 '긴축 모드'가 두드러졌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영업활동보다는 비용 절감,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안전 마진 확보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9년까지는 기업 실적이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상당히 부진했지만, 작년 코로나19 충격에서 다행히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정책 등이 보강되면서 오히려 하반기부터 기업들이 수익성 회복의 희망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은 업종별 실적 차별화를 낳았다. 의약품(+13.48%), 의료정밀(+11.01%), 음식료품(+5.94%), 전기전자(+4.32%), 통신(+2.71%) 등 5개 업종은 매출이 늘었다.

반면 운수창고(-16.40%), 화학(-12.28%), 철강금속(-8.22%), 유통(-6.30%), 전기가스(-6.18%), 종이목재(-6.15%), 서비스(-4.97%), 섬유의복(-4.56%), 비금속광물(-3.02%), 운수장비(-2.35%), 기계(-1.67%), 건설(-1.31%) 등 12개 업종은 매출이 줄었다.

동시에 수익성 면에서는 격차가 한층 벌어졌다. 음식료품(+132.79%), 의료정밀(+120.23%), 의약품(+61.90%), 전기전자(+56.89%), 통신(+38.27%), 종이목재(+30.99%), 섬유의복(+23.36%) 등 7개 업종은 순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기계(-93.19%), 화학(-59.36%), 운수장비(-57.55%), 철강금속(-38.61%), 건설(-27.27%), 서비스(-20.16%), 비금속광물(-9.21%), 유통(-1.74%) 등 8개 업종은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떤 업종은 '재앙'에 가까운 실적을 냈으며, 수출이 있는 기업과 내수 위주 기업의 차이도 극명히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이번 분석 대상 기업 중 418개사(70.02%)는 당기순이익 흑자를, 179개사(29.98%)는 적자를 각각 냈다. 적자전환 기업이 81개사로 흑자전환 기업(68개사)보다 많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연결 부채비율은 115.45%로 전년보다 2.60%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업종에 속한 42개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3조2894억원, 24조6343억원으로 11.80%, 8.40% 각각 증가했다. 업종별 영업이익은 증권(+48.36%), 보험(+40.13%), 기타(+16.29%), 금융지주(1.05%)가 각각 늘었지만, 은행(-5.21%)은 줄었다. 순이익도 보험(+35.02%), 증권(+30.96%), 기타(+6.49%)는 증가했으나, 은행(-4.67%), 금융지주(-0.29%)는 감소했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들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보다 대체로 선방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12월 결산 코스닥 법인 1003개사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1조3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0% 증가했다.

매출(197조1403억원)과 순이익(4조6717억원)도 각각 3.44%, 3.97%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5.77%), 순이익률(2.37%)도 0.45%포인트, 0.01%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109.06%로 1년 전보다 5.05%포인트 상승했다. 1003개사 중에 594곳(59.22%)은 흑자를, 409곳(40.78%)은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흑자전환 기업은 104곳, 적자전환 기업은 155곳이었다.

한편 코넥스 상장사 118개사는 개별 또는 별도 기준 매출이 2조8818억원으로 13.2% 늘었고 영업이익은 521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순이익은 1040억원 적자였지만 전년보다는 적자폭이 줄었다. 118곳 중 56곳은 순이익 흑자였고 62곳은 적자를 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