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 나선 박철완 상무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 나선 박철완 상무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금호석유화학 경영이사회 진입을 시도한 박철완 상무의 꿈이 꿈으로 끝났다. 이른바 주주행동주의를 앞세워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해버리고 주주행동 진영내 내전만 격화시켰다.

26일 금호석화 등에 따르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글래스루이스를 등에 업고 이사회 진입을 시도한 박철완 상무가 제44기 주주총회에서 삼촌인 박찬구 회장에 완패했다.

앞서 서스틴베스트는 박 상무의 △이익 배당안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선임안 △내부거래·보상위원회 신설 정관 변경안 △이병남·민준기·조용범·최정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 선임안 등에 대해 찬성표 행사를 권고했다.

주총 투표 결과 이익배당 승인의 건에서 주주들은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4200원, 우선주 4250원을 제시한 회사측 안건에 손을 들었다. 회사측 제안 찬성률이 64.4%를 넘어선 반면, 박 상무가 제안한 보통주 현금배당 주당 1만1000원, 우선주 1만1050원 안건은 찬성률이 35.6%에 그쳤다.

해외 톱 클래스 주주행동주의 세력간의 내전도 심화됐다. 세계 2위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박 상무가 제안한 고배당안과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손을 들어줬다. 반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박찬구 회장의 리더십 강화에 힘을 보탰다.

주요 자문사의 의견이 엇갈리며 이번 주총 결과는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서스틴베스트는 현 경영진을 견제하고 이사회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면서 박 상무를 지지했지만 결과는 냉혹했다.

박 상무가 제시한 이병남·민준기·조용범·최정현 사외이사 선임안은 물론 본인의 이사회 진입에도 실패했다. 백종훈 금호석화 영업 본부장 전무를 사내 이사로 새로 선임하는 회사측 안건이 64.0%의 찬성표를 얻은 반면 박 상무는 52.7%에 그쳤다.

박 상무는 이날 주총 이후 입장문을 내고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며 "다음 주총에는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이 제안한 안건이 단 한건도 통과되지 않은 점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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