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도시 투기, KBS 성과급‧연봉인상 논란의 발단이 되면서 주목되고 있다. 같은 업계간 소통의 창구가 되기도, 직장 내부고발 창구로도 활용돼 기업 입장에서는 ‘골치거리’다. [사진=김영민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도시 개발 지역 투기, KBS 성과급‧연봉인상 논란의 발단이 되면서 주목되고 있다. 같은 업계간 소통의 창구가 되기도하고 직장 내부고발 창구로도 활용돼 기업 입장에서는 ‘골칫거리’다.

블라인드에서 시작된 게시글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낳았다. 최근 LH 직원이 남긴 글과 토지지번, 소유자, 직원 신상 등이 대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바란다는 LH 내부 공지메일을 찍은 사진이 게시글로 올라오면서 ‘고위직부터 말단까지 썩은 기업’, ‘투기꾼 집단’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앞서 KBS도 직원으로 추정되는 직원이 “아무리 뭐라해도 정년 보장되고 평균연봉 1억에 직원 절반은 매년 1억원 이상 받고 있다”며 “능력되고 기회되면 우리 사우님 되라”는 글을 남기면서 KBS는 공영방송의 구성원인 개개인이 스스로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사과했으나 수신료 인상 거부 운동도 거세졌다.

카카오 ‘인사 평가 논란’, SK하이닉스‧LG전자 등의 성과급 불만 등도 블라인드에 게시되면서 공론화 됐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 갑질, 조현아 부사장 땅콩회항, 두산인프라코어 신입사원 명퇴 등도 블라인드를 통해 문제가 제기됐다.

[블라인드 캡처]
LH 내부 공지메일이라고 올라온 게시물 [블라인드 캡처]

블라인드는 재직 중인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인증받아 가입할 수 있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서비스로, 직장인들의 소통을 위해 만들어졌다. 회사 이메일 계정 인증은 최초 인증 시 재직자 확인을 위해서만 쓰이고 복구 불가능한 데이터로 바뀐다.

기업 인사, 홍보담당자는 블라인드에 노사문제나 연봉, 성과급 등이 공개되고 개인의 불만이 회사 전체의 문제인양 호도되기도 한다고 불만을 보였다.

외국계 기업 임원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구세대인 우리들과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고 소통방식도 다르다”며 “예전 같으면 혼자 불만을 삭혔겠지만 지금은 SNS나 블라인드 같은 곳에 불만을 드러내기에 회사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IT기업 홍보담당자도 “개인의견이 회사 전체의 문제로 치부돼 오보가 나온 적이 있다”며 “지금은 정정됐지만 블라인드에서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블라인드는 팀블라인드에서 서비스하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앱으로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45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삼성, 현대, SK, LG 등 국내 대기업 재직자도 각각 3만~8만5000명 이상이다.

소속회사와 동종 업계간 의견을 나누는 창구로 쓰이며 이직, 조직문화, 연예, 취미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멘션 기능으로 언론사 제보도 가능해 내부고발 창구로 활용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렇다보니 기업 내부에서는 블라인드 모니터링이 일과가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론호도 등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있다. 퇴직자 계정유지, 인턴기간 중 회사메일 계정으로 가입해 구성원이 아님에도 글을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LH 신도시 토지 투기와 관련해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씀’이라는 제목으로 게시글이 올라오자 LH는 해명자료를 내고 “LH 전직원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혐의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재발방지대책의 신속한 시행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블라인드 운영 구조상 현직 외에도 파면‧해임‧퇴직자의 계정이 유지될 수 있음에 따라 게시글 작성자는 LH 직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법적 조치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한편 LH 투기의혹 이후 블라인드에는 공기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지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교통공사 전현직 직원 자녀 정직원 편입 의혹제기와 함께 국회, 국토부, GH 등에 대해서도 비리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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