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https://cdn.enewstoday.co.kr/news/photo/202102/1452641_510703_4841.jpg)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최근 증권가에선 개인들이 수익 내기 무척 어려운 환경이라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틈만 나면 매도 물량을 쏟아내지만 외국인들의 매수 의지도 과거와 달리 시큰둥하기만 하다.
1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피로도가 높아진 증시의 추가적 상승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개월째 이어지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매도 랠리가 증시의 대규모 조정에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예전엔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에 대응해 외국인이 대항 세력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증시로 밀려 들어온 동학개미들이 국내 증시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나흘간 설 연휴를 마친 유가증권 시장에는 그동안 관망해오던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돌아오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15일 외국인들의 매수에 힘입어 전장 대비 1.5% 오른 3147.00에 마감했다. 개인이 3468억원 순매도에 나섰고 기관투자자들도 421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들과 외국인은 현재의 증시 상황을 차익 실현의 기회로 여기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끊임 없이 추가 상승을 원하는 양상을 보인다. 같은 시장을 바라보는 양측의 시선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증시도 갈림길에 섰다.
특히 연기금은 지난 12월 24일부터 30거래일간 하루도 빠짐 없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5조원 이상을 매도했다. 증시가 반등을 시작한 2020년 6월부터 따지면 18조5000억원이 넘게 순매도했다.
연기금의 올해 일평균 순매도 대금은 3693억원으로 지난해 일평균 매도량(556억원)의 7배 에 달한다. 이에 "연기금이 적극적 투자에 나서지를 않는다면 한국 증시의 대규모 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우려감마저 나오고 있다. 급기야 더불어민주당은 연기금의 자산운용 지침 변경까지 나섰다.
피로도가 높아진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매도 타이밍을 두고 개인과 기관투자자간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정작, 캐스팅보트 자리는 외국인이 쥐고 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의 매도와 외국인의 중립적 행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만의 힘으로 지수를 올리기 힘들다"며 "높아진 지수를 소화하는 시간도 필요해 당분간 조정기간을 거친 후에나 추가 상승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매물로 나온 주식을 외국인이 모두 사들여 증시 추락만큼은 막았다. 그럼에도 팔자 행렬에 가담한 연기금의 행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연기금 특히 국민연금은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2025년말까지 국내 주식이 전체 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5% 내외로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 줄여야 할 목표비중은 16.8%다. 30조원 상당을 매도 물량으로 내놔야 한다.
김지윤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코스피 수급은 주가 모멘텀을 주도하는 외국인과 역모멘텀 플레이를 구사하는 기관이 쌍벽을 이루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최근들어 개인투자자가 주가의 모멘텀을 이끄는 주도 세력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금 같은 기관의 영향력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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