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최근 재건축조합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를 피해 1대1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아파트, 미성아파트 등 압구정지구 아파트와 삼성동 홍실 아파트, 30년 연한을 맞은 분당 일대 아파트들이 1대1 재건축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대1 재건축을 원하는 단지들은 대부분 강남 부촌이다. 재건축 분담금을 상당 수준 부담할 재력이 있다는 의미다. 

이들이 가장 꺼리는 것은 재초환이다.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가 재초환 부담금으로 통보 받은 금액은 가구당 4억200만원이다. 주민들은 약 80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 4분의 3을 고스란히 부담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강남 주민들 사이에서 “이럴 바에야 1대 1 재건축이 낫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사업지에 따라 다르지만 1대 1 재건축이 유리하다면 그렇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사업비 문제”라고 말했다.

재초환은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이 평균 3000만원 이상 개발이익을 얻으면 정부가 그 이익금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재건축 과정에서 내는 분담금이 높아지면 이익금이 줄어 자연히 재초환 부담금은 줄어들게 된다.

강남 일각에서는 재건축 과정에서 내는 분담금이 재초환 부담금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 있다.

앞서 1대 1 재건축을 진행한 단지인 △래미안 첼리투스(2015년 입주)는 5억~5억4000만원 △래미안 대치팰리스(2015년 입주)는 1억7000만~2억3000만원 △아크로리버뷰(2018년 입주)는 2억7000만~3억3000만원 등의 분담금을 기록했다.

정비업계에서는 1대 1 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최소 2억원에서 4억원까지 세대별 분담금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래미안 첼리투스를 제외하고는 분담금이 반포3주구의 재초환 부담금을 넘어서지 않는다.

게다가 분담금을 많이 들이면 세대수를 유지하면서 쾌적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고급화 측면에 부합해 향후 아파트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조합원들에 이익이다.

반면 이는 재건축 사업에 정부 정책과 반대되기 때문에 인허가 문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재건축 사업에 분양과 일정부분 임대를 함께 넣는 소셜믹스 정책을 취해왔다.

한형기 신반포1차 조합장은 “1대 1 재건축은 임대 등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 방향에서 벗어나 있어 인허가 과정에서 발목 잡힐 가능성이 높다”며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실거주 2년 의무 거주인데 이것 때문에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시가격 상승으로 지금 인허가를 받는다면 강남권에서도 재초환 부담금은 1억원 내외로 예상한다”며 “겁낼 것 없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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