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하남시 교산지구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하남시 교산지구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토지개발업계에서는 의문을 표하고 있다.

토지보상지장물 조사에 난관이 예상되고 문화재가 발견될 경우에도 사업이 최대 반년 가량 지연될 수 있어서다. 

4일 국토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은 7월 인천계양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3만호, 2022년에는 3만2000호가 공급될 계획이다. 3기 신도시 입주는 빠르면 2024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사전청약 대상지구의 지구계획 수립, 토지보상 등의 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며 “적기에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토지보상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지역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토지보상이 진행될 예정이던 과천 과천공공주택지구(면적 155만5496㎡)는 내년 3월로 협의보상이 밀렸다. 감정평가를 마쳤으나 소유자 추천 감정평가 금액과 시행사 추천 감정평가 금액이 10% 이상 벌어져서다. 이럴 경우 재감정이 원칙이다.

하남과 교산 지역 일부는 토지 보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전체로 봤을 때는 미미한 수준이다.

면적이 가장 넓은 왕숙1‧2 지구(총 1134만㎡)는 지장물 조사란 벽에 부딪혔다.

지장물 조사는 그야말로 ‘땅위에 있는 모든 것’을 평가해야 해 토지보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주민들이 지속해 시위를 할 경우 조사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왕숙 주민들은 3기 신도시 지구 지정 때부터 반발이 거셌다.

사전청약은 토지나 지장물 보상이 끝나지 않아도 할 수 있지만 주민 반대가 계속될 경우 사업 지연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미지수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하남교산지구 내 문화재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하남시 교산‧춘궁‧천현동과 상‧하사창동 일대의 649만㎡(약 196만평) 가량 부지 상당부분에 매장문화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초기 백제 왕성터가 있던 곳으로 추정돼서다.

최근 서울 종로구 당주동 GTX-A 노선 5공구 공사 현장에서 조선시대 전기 추정 유적이 발견돼 공사가 멈춰서기도 했다.

전체 보존이 결정되면 최장 200일 이상, 반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문화재 면적이 클 경우 지연 시간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 지구 지정 취소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국토부 예상보다 6년 뒤인 2030년경으로 3기 신도시 입주 시기를 내다보고 있다.

신태수 토지개발정보업체 지존 대표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은 진행할 수 있으나 주민 반발이나 문화재 발굴 등 문제로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며 “입주 시기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이 사전 청약을 진행하려는 수요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토지 보상이나 지장물 보상 등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은 완전히 정부 땅이라고 볼 수 없는 땅”이라며 “토지보상이 안 될 경우 행정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있는데 사전청약을 밀어붙이는 것은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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