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왼쪽), 이재현 CJ 회장. [사진=연합뉴스, CJ]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 이재현 CJ 회장. [사진=연합뉴스, CJ]

[이뉴스투데이 김보연 기자] 유통·외식·영화 등 오프라인 사업을 선도해온 롯데·CJ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했다.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낸 롯데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체질개선을 위한 디지털 전환을 시작했다. CJ는 위축된 영화 부문과 외식산업을 보전하기 위해 미디어‧커머스에 집중하고 있다.

하반기 ‘코로나 위기 극복’과 ‘성장 동력 확보’를 키워드로 코로나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양사의 의지가 엿보인다.

올해 롯데와 CJ가 집중했던 ‘쇄신’의 발걸음을 되돌아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웹세미나로 2020 하반기 VCM을 주재했다.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월 웹세미나로 2020 하반기 VCM을 주재했다. [사진=롯데지주]

◇롯데, 상반기 최악…‘디지털‧화학’ 강화

롯데그룹은 2분기까지 쇼핑·식품 부문 부진과 함께 지난해 그룹 실적을 견인한 화학 부문도 예상보다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고전했다.

롯데는 창사 이후 처음 8월 대규모 임원 인사로 롯데지주 대표를 황각규 부회장에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로 교체하는 쇄신에 들어가며, 그룹 생존과 미래 성장동력 찾기에 사활을 걸었다.

쇼핑 부문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체질 개선에 돌입하고 화학·첨단소재 분야 투자 확대로 미래성장 동력도 강화해 왔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 9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동박·전지박 제조사인 두산솔루스 지분 인수를 위해 사모투자합자회사에 2900억원 출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간 신동빈 회장은 미래 먹거리인 화학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롯데정밀화학 공장을 방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롯데케미칼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미래차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증권가 예측과 달리, 롯데는 3분기부터 개선된 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 임원인사에서는 100명을 감축하고 50대 대표를 전진 배치하며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를 초청해 강연을 들으며 시장 트렌드 파악과 온라인 강화 의지도 내비쳤다.

3세 경영 채비도 준비 중이다. 신동빈 회장 장남 신유열씨가 최근 일본 롯데 계열사에 입사하면서 경영 일선에 첫발을 내디뎠다. 신씨는 과거 경영수업을 받은 신 회장과의 유사한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사진=CJ그룹]
[사진=CJ그룹]

◇CJ, 미디어‧커머스 실적 호조 속 영화‧외식 고전…‘선택과 집중’

CJ그룹은 올해 부진한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며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외식사업과 방송광고사업이 부진했지만, CJ제일제당과 대한통운 택배사업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성장하는 반전도 있었다.

지난해 조 단위 규모의 미국 슈완스 인수와 설비투자 등으로 인한 CJ제일제당의 재무 위기는 비상경영을 불러오기도 했다. 지분과 부동산 매각 등 1년동안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힘입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CJ제일제당은 가정간편식(HMR) 수요 증가와 슈완스를 통한 해외매출 상승, 바이오 사업 호조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해 3분기 영업익이 4000억을 넘어섰다. CJ대한통운은 택배 물량 급증과 중국 물류 자회사인 CJ로킨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은 향후 풀어야 될 숙제로 남아있다. CJ ENM은 영화사업과 방송광고 시장이 침체인 반면 미디어‧커머스 부문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고무적이다.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은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매각을 위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과 마지막 협상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 매각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부장의 승계 작업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CJ는 10월 네이버와 지분 교환으로 다방면의 사업 제휴를 추진해 글로벌 역량 강화와 디지털 사업 재편에도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 웹툰·웹소설 기반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임원인사에서는 주요 계열사 수장을 대거 교체하며 ‘세대교체’와 ‘미래 대비’를 강조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가 부사장 대우로 승진하며 4세 경영 승계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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