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계는 오너 1·2세가 서서히 물러나고 3·4세가 경영일선에 본격 진출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4대 그룹 시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올해 재계는 오너 1·2세가 서서히 물러나고 3·4세가 경영일선에 본격 진출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4대 그룹 시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올해 재계의 화두는 ‘세대교체’라는 말로 요약된다. 오너 1·2세가 서서히 물러나고 3·4세가 경영일선에 본격 진출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들 오너 3·4세는 과거의 기업 총수들과 달리 한층 새로운 감각과 차별화된 마인드를 지녔다고 평가돼 향후 경영활동 전반에 신선한 바람이 기대되고 있다.

먼저 지난 1월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향년 98세로 별세, 국내 재계 ‘오너 1세대’의 종언을 알렸다. 고(故) 신 명예회장은 정부 수립 직후인 1949년 일본에서 롯데를 설립한 뒤 점차 사세를 늘려 나갔으며, 1966년 고국에까지 진출해 식음료, 유통, 호텔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 결과 롯데를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2015년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오너 2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3남인 이건희 회장은 1987년 회장직에 취임한 후 2014년 와병으로 회사 경영에서 실질적으로 손을 뗄 때까지 삼성전자의 대폭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명실공히 세계 정상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금은 경영권을 사실상 승계받은 장남 이재용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세계 5위 자동차업체로 성장시킨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차남으로, 82세를 맞은 올해 10월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회사를 맡기고 실질적인 경영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처럼 올해는 국내 재계의 대표적인 오너 1·2세 시대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그 뒤를 이은 3세가 기업 경영 전반에 결쳐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우선 지난 10월 취임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의 수장에 올랐다. 정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친환경 에너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확장성을 언급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예고했다. 이어 노동조합과 대화를 갖고 노사가 위기상황을 함께 헤쳐나갈 것을 제안했다.

LS그룹의 지난달 2021년도 임원인사에서도 오너 3세의 전면 부상이 눈길을 끌었다. 고(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인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CEO로 선임됐다. 또한,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COO : 최고운영책임자)이 CEO로,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장남 ㈜LS 밸류매니지먼트 부문장인 구동휘 전무가 E1으로 이동해 COO로 선임됐다.

이달 10일 단행된 CJ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 전략담당 상무가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지난해 이 신임 부사장의 남편이자 이 회장의 사위인 정종환 부사장이 승진한 데 이어 장녀까지 이번에 승진하면서 이들 부부에 대한 그룹 내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오너 4세의 약진도 눈에 띈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올해 신사업 부문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또 지난달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인 허철홍 GS칼텍스 상무가 3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으며,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의 장남인 허주홍 GS칼텍스 상무보와 허진수 GS칼텍스 의장의 장남인 허치홍 GS리테일 상무보도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코오롱그룹에서는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가 지난달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이사도 이달 상무로 승진해 경영 승계에 한층 다가섰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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