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또다시 코로나19가 여지없이 기승을 부린다. 부지불식간에 확진자가 일일 3백 명을 훌쩍 뛰어넘어 서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8월 말로 회귀한 것이다. 겨울철로 접어드는 시기에 본격적인 3차 대유행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현재까지 496명이다. 지난 1월 14일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꼬박 10개월 만이다. 전쟁도 아닌 감염병으로 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고 있다면, 이는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40대 이하 청장년층의 감염 비율 증가이다. 나아가 감염 경로를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깜깜이 감염이다. 산발적 집단감염이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면서 방역의 핵심 축을 지탱하는 추적의 고리는 너덜너덜해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확진자 증가세가 더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가족이나 지인 간 소모임, 직장, 식당 등 시민 일상 공간을 고리로 한 집단감염 양상이라는 점이다. 이전의 종교단체 감염과는 또 다른 형태이다. 대유행의 증조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서울·경기·광주 전역과 강원 일부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했지만, 환자 증가 속도를 방역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코로나19 방역과 내수경제는 양립하기 지난하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을 가벼이 여겨 포기할 수도 없다. 현재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모든 노력을 경주할 수밖에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다. 백신 개발 소식과 보급의 시간적 괴리는 아직 크다. 보다 빠르게 선제적 판단을 내려야 하고, 시민들의 거리는 더 멀어져야 한다.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제 우리 사회는 2단계 격상을 심각하게 고민할 시기에 직면해 있다. 800만 자영업자들의 고통도 수반될 것이다.

세계 제일의 의료 시설을 갖춘 나라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1100만 명을 넘었고 25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압도적 세계 1위이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시민의 자각과 정부의 무사안일이 낳은 참혹한 결과이다. 대선은 끝났어도 여전히 결과를 승복하지 않은 채 정권교체는 요원하다. 이 기간 동안 코로나19 방역에 구멍일 뚫릴 것은 자명하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더욱 창궐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유이다. 미국은 세계 유일 초강대국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은 북한만도 못하다. 

작금의 미국은 게임이론에 등장하는 ‘죄수의 딜레마’에 봉착한 형국이다.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이 결국에는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불리한 결과를 유발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최선의 결과가 나오는 행동을 서로가 알지만 실제 죄수들은 상대를 믿지 못하고 배신한다. 지금 미국의 상황이 그렇다. 대선 결과에 따른 승복 거부와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보건당국의 경고를 무시하는 이들이 넘쳐난다. 결국 사회 공동체가 자멸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각국의 해외 입국 감염자 수가 많아지는 추세도 미국 발 입국자가 한몫하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미국은 다른 나라에까지 그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는 단순히 게임 이론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딜레마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 딜레마 상황에서 서로의 신뢰만이 상호 간에 최악의 결과를 야기하는 파멸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것이다. 분열로 망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커다란 실책이다. 그러나 어디 미국만 그러하겠는가. 우리 사회도 돌아 볼 일이다.

 

안태환 원장 약력

▪ 강남 프레쉬이비인후과 의원 대표원장
▪ 이비인후과 전문의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 의학박사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서울 삼성의료원 성균관대학교 외래교수
▪ 대한이비인후과 의사회 前 학술이사
▪ 대한이비인후과 학회 학술위원
▪ 대한미용외과 의학회 부회장
▪ 대한 레이저 피부모발학회 부회장
▪ 2017년 한국의 명의 100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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