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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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전국 3400만 세대가 가입한 유료방송 시장을 IPTV 3사가 장악하면서 케이블방송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달 KT의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KT는 딜라이브 인수에 나섰다. 현대HCN에 이어 딜라이브까지 인수하면 KT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41.17%로 독보적인 1위가 된다.

CJ헬로비전(현 LG헬로비전)을 인수한 LG유플러스와 티브로드를 인수한 SK브로드밴드의 점유율을 크게 앞선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IPTV와 케이블방송을 합쳐 각각 25.1%, 24.47%를 점유하고 있다. KT가 추진 중인 인수가 마무리되면 IPTV 3사 군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90.48%에 달한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CMB만 남게 된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CMB와 개별 케이블방송을 모두 인수해도 KT 점유율에는 못 미친다.

이에 대해 KT는 “딜라이브 예비 입찰에 참여했을 뿐, 아직 인수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단독 예비 입찰은 다른 사업자가 참여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나 LG유플러스가 딜라이브 인수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딜라이브 가진 부담요소 때문이다. 채권단이 제시한 가격이 과하고 인수·합병으로 인해 얻는 플러스 측면보다는 부작용이 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를 인수한 이후 올해 안정화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보다는 질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방송시장 재편으로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서비스 로열티가 중요하다”며 “점유율 경쟁은 의미없고 일각에서 제기된 CMB 인수설은 내부적으로 얘기된 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IPTV 사업자가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합산규제가 일몰된 후, 일제히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방송시장의 구조가 개편되고 있다. 케이블방송의 생존문제도 거론되면서 지역방송의 공공성, 역할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케이블방송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의 문제보다 케이블방송이 가진 지역성, 지자체 감시 역할 등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가입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채널의 역할이 소멸되지 않도록 정책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KT의 과도한 점유율에 우려를 표하며 “방송시장이 갖고 있는 특수성으로 합산규제가 있어 왔다”며 “지금은 규제가 풀렸지만 40%대 유료방송지분을 가져간다는 것은 향후 또 다른 규제이슈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KT는 “케이블방송 인수·합병으로 인한 공공성 저하 등 지역 케이블방송의 역할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괜한 우려”라며 “인수·합병시 공정위, 방통위는 인수·합병 이후에 지켜야 할 규제를 제시하고 있다. 지역방송의 선거, 지역특색이 있는 방송은 공급을 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점유율을 우려하기 보다는 국내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는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도 KT의 독점을 우려하기보다는 유료방송시장이 재편돼야 한다고 봤다. 특히 글로벌 콘텐츠제공자의 시장진입으로 국내 IPTV, 케이블방송 간, 시장점유율은 더 이상 의미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은 일반시청보다 VOD 형태로 가고 있으며 케이블 방송은 식당이나 터미널 같은 곳에서 그저 흘러가는 용도가 많다”며 “독과점 부작용 우려도 있지만 국내 유료방송사업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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