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야채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하연 기자]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야채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김보연 기자] 코로나19 악재로 부진에 시달렸던 대형마트업계가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들은 부실점포 정리·인력 감축 등 효율화 작업과 온라인몰·배송서비스 강화 등 비대면 쇼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판관비 절감으로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다. 또 자산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온라인몰 개편 등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연간 9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전문점 사업을 구조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잡화점 ‘삐에로쇼핑’, 남성 패션 편집숍 ‘쇼앤텔’ 등에 이어 최근 피코크 전문점 ‘PK피코크’ 점포를 정리한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쓱닷컴)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과의 시너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체험 공간 위주의 점포 리뉴얼로 오프라인 매장만의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또 SSG닷컴 전용 물류센터 확대 등 온라인 배송 인프라 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1분기 실적 발표 후 백화점 5곳과 마트 16곳, 슈퍼 75곳 등 실적이 부진한 121개 매장의 폐점 계획을 밝혔다. 이달 30일 문을 닫는 도봉점 등을 포함해 12개 롯데마트 점포가 올해 안에 정리된다. 롯데슈퍼는 전국 63곳이 문을 닫았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과장급 이상 직원 70여 명을 대상으로 퇴직신청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슈퍼도 비슷한 규모의 인력 감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온라인 배송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벽배송 서비스 지역 확대, ‘세미다크 스토어’를 통한 매장 배송 거점화 등을 추진 중이다. 세미다크 스토어는 매장 영업과 동시에 배송 전 단계인 팩킹(박스 포장)을 할 수 있는 핵심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매장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4개의 점포를 매각했다. 지난 7월 안산점과 대전탄방점을 비롯해 9월 대전둔산점, 10월 대구점 매각을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8월 네이버의 장보기 서비스 입점 등 온라인 사업 제휴를 확대하는 한편, 최근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홈플 라이브’ 론칭 등 온라인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점포 매각 자금으로 12월 온라인몰 개편도 진행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온라인몰 개편 시점은 매각 자금 지급 시기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3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이마트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0.1% 증가한 1512억원을 기록했고 롯데마트는 160.5% 늘어난 320억을 기록했다.

대형마트가 3분기 실적 개선을 이룬 배경에는 구조조정과 체질개선 작업이 크게 기여했지만 소비 심리 회복, 추석 효과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영업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점포를 정리했기 때문에 당연히 구조조정이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했다”며 “하지만 올 3분기에는 소비 심리 회복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이 3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업계의 쇄신 물결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업종 간 경계가 사라진 장보기 경쟁이 심화됐고 최근 네이버와 CJ대한통운 제휴, GS리테일과 GS홈쇼핑 합병 등 합종연횡으로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는 대형마트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구조적 경쟁 심화 국면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아보인다”며 “하지만 4분기는 소비 회복, 연이은 대형 행사들로 실적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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