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미국 대선 관련 뉴스를 지켜보며 증시를 모니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미국 대선 관련 뉴스를 지켜보며 증시를 모니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조 바이든의 대선 승리와 함께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식시장의 랠리가 연말을 뚫고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9일 금융투자업계는 미국 정권 교체에 힘입은 글로벌 증시의 놀라운 회복력을 주목하고 있다. 대선에 앞서 2주 연속 하락하며 폭락했던 뉴욕증권 시장에서도 3대(다우존스30산업평균, S&P500, 나스닥) 지수가 2~6일 5거래일 연속 상승을 기록하며 하락분을 모두 만회했다.

무엇보다 빅테크로의 자산 유입이 눈에 띄었다. 투자자들은 민주당의 반독점 정책으로 '수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던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알파벳 등 기술주를 대거 사들였다. 지난 6일 나스닥 지수는 2.59% 급등한 1만1890.93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금융시장은 미국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상원의원 선거 결과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식 무제한 양적완화로 빅테크가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는 양극화를 비판하며 주요 대기업에 대한 증세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공화당이 다수석을 지켜내면서 견제가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도 마찬가지로 바이든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지난 5일 하루만에 2.4%포인트 가량 뛰어올랐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주식·채권·원화 가치가 일제히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은 특히 '대통령 바이든-상원 공화당-하원 민주당' 구도에 따라 가장 긍정적인 이득을 볼 나라로 꼽힌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중국-미국으로 이어지는 교역 가치사슬이 회복될 것"이라면서 "한국 수출은 세계 교역량에 탄력적이어서 지난 2년간의 역성장해온 수출 부문의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촉발한 미·중 갈등에 대해 "앞으로는 불필요한 마찰(관세인상 및 기업 규제)보다 중국의 변화를 유도하게 하는 원칙적 대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정부 역시 트럼프 시대보다는 협조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의 선거불복과 공화당의 연말 경기부양책 반대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건향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는 바이든 승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론 연말 부양책의 집행이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핵심변수로 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더라도 자본시장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내년 1월 20일 바이든 취임일까지 '트럼프 변수'가 상존하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위험자산 확대' 기회로 활용한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랠리를 탈 수 있어 보인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의 불복으로 시장이 빠지는 쪽으로 가더라도 올해 위험자산(미국 주식)을 편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 즉시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 복귀가 이뤄지는 등 내년 상반기에도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바이든 당선자는 전일 승리 선언을 통해 "기후변화를 억제해 지구를 구할 의무를 갖고 있다"며 공약 이행을 천명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연말을 우울하게 했던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로 인한 10억 이상 왕개미(대주주)들의 이탈 현상도 바이든 효과에 덮힐 수도 있다"며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와 트럼프 변수를 딛고 정상궤도로 복귀하는 힘이 연말을 지나 내년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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