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 [사진=바이든해리스캠페인]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사진=바이든해리스캠페인]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미국 대선이 대혼전 끝에 바이든의 승리로 귀결되면서 정권 교체에 따른 글로벌 경제 정상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앞세운 '미국 제일주의'란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한국경제의 전망도 밝아졌다.  

8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마침내 당선했다. AP통신·CNN·NBC 등은 바이든이 펜실베니아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당선에 필요 선거인단 수인 270명을 넘어선 284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자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미국이 나를 선택해줘서 영광이다.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유권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트럼프에 대해선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하고 하나가 될 때"라며 자중을 요구했다.

월가도 바이든의 역전승을 반기는 분위기다. 러스트벨트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맹추격하는 과정에서 다우지수(6.9%), S&P 500(7.3%), 나스닥(9%)은  7개월만에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보였다. 대선전 불확실성 증폭에 따른 사상 최대의 폭락을 단 한 주만에 만회한 것이었다. 

한국경제 분위기도 좋다.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등 해외 IB들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3.2%에서 3.3%로 올려잡았다. 현대경제연구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바이든 당선을 한국 성장률의 상향 요인으로 분석했다.

증권가는 내년 1월 20일 바이든 취임일까지 남아 있는 '트럼프 변수'마저 '위험자산 확대'를 위한 기회로 볼 정도로 밝은 분위기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의 불복으로 시장이 빠지는 쪽으로 가더라도 올해 위험자산(미국 주식)을 편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미국내에선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경제 정책을 잘 다룬다는 통념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면서 경제 부문에 있어 미국이 중국에게도 패배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미국인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혔다. 결국 바이드노믹스가 미국경제를 살리고 국가적 자존심을 얼마나 회복시킬지 주목받고 있다.

미국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는 연간 약 3000억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 암기동안 25%나 늘었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워 관세폭탄을 무차별 투하해 무역전쟁까지 벌였지만 결과는 안 좋았다.

또 미국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며 지난 2분기까지 연율(분기 추세가 1년간 이어진다고 전제한 수치)기준으로 GDP 성장률이 -32.9%까지 추락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직전 3분기 33.1%만큼 성장률을 만회했다고 발표했지만 정상적인 성장으로 보기 어려운 '기저효과'에 따른 수치상의 반등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2분기 3.2%를 기록하며 주요 국가들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에 성공했다. 이는 대대적인 '락다운'을 코로나19 유행을 초기에 잡아낸 결과로 풀이된다.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보다는 증세로 확보한 재정을 투입해 실물경제를 직접 살리는 방식을 선호한다. 법인세 증세와 연방 최저임금 인상 공약도 여기에 맞물려 있다.

바이든 당선으로 미국이 '고립주의'에서 '자유주의'로 선회하게 된 것은 한국입장에선 긍정적이다. 물론 국가적 핵심 이익을 둘러싼 미·중간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을 무너뜨려야 할 적(敵)으로 규정해온 트럼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한국경제는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3% 성장률로 복원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내년 역시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관건이나 경제 주체들의 적응력이 강화되면서 급격한 위축 가능성은 적다.

또 이런 가운데 바이든 당선으로 미·중 갈등이 완화되면 한국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다. 지난 3분기 한국의 GDP는 내수부문 침체 속에서도 중국경제 회복에 힘입어 1.9% 성장할 수 있었다. 

지난 3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15.6% 증가하면서 1986년 1·4분기(18.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컸다.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품목의 무려 79%가 반도체와 석유화학 계열의 중간재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여건상 중국과의 관계도 미국과의 관계 못지 않게 중요하다"며 "예측 가능한 무역 분쟁보다 중국과의 관계 자체를 트집잡고 선동해온 트럼프 지지자들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그런 무리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으니 앞으로는 좀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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