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확신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확신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국내 기업도 6일 현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미국 경제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그동안 미국 현지 사업의 연착륙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왔던 국내 주요 기업인들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새 판을 짜야 한다.

특히 바이든 후보는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국내 재계 인사들과의 관계가 전무하다.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 후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자국중심 경제정책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등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고 신재생에너지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정책기조의 변화가 예상된다. 

산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파리기후협약 가입에 따라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 사업이 수혜가 기대된다. 2035년까지 전력 부문 탄소 배출 제로 정책에 따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기대된다. ‘오바마 케어’를 지지하는 바이든 후보의 성향상 복제약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LG화학,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바이든의 승리를 기대해왔던 이유다. 2018년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규제에 태양광 제품이 언급돼 곤욕을 치른 바 있는 LG전자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태양광 사업에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보수적인 제조업과 중공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산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가전, 자동차, 섬유화학 등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화학분야의 경우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가에 따라 타격이 다를 전망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과 관련, “미국이 이란, 베네수엘라 등 제재를 완화한다면 잠재적으로 원유 하루 생산량이 300만배럴로 늘어날 것”이라며 “저유가 기조가 이어져 (나프타 가격도 낮게 유지돼) 롯데케미칼의 나프타 분해설비(NCC)의 경제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 사업뿐 아니라 중국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바이든 후보는 2013년 부통령 시절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이 좋은 베팅인 적은 없다”고 압박한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관례를 깨고 먼저 중국을 방문하는 등 친중국 성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재계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중국에 대한 노골적인 경제 제재를 가하진 않겠지만 견제기조의 유지를 전망한다. 

미국 정부의 기조 변화가 예상되면서 우리 기업들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바이든 후보 당선 직후 기업들의 줄면담이 예상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뿐 아니라 재계에서도 인맥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후보의 주변인맥뿐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에 참여할 주요 인사들과 인맥을 살피는데도 집중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에 참여하는 사람이 대개 과거 클린턴 정부와 오바마 정부에서 일했던 분들 아니겠냐”며 “당에서도 그런 분들하고 여러 차례 만남을 갖고 있다. 나름대로 저희 들도 다 알고 있는 분도 있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일했던 분들이 그런 분들하고 인연을 많이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면담을 가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매슈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김교현 롯데화학BU장, 조윤제 주미대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 [사진=롯데그룹]
지난해 5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면담을 가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매슈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김교현 롯데화학BU장, 조윤제 주미대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 [사진=롯데그룹]

◇트럼프 대통령, 對美 투자유치 위해 韓 기업인과 긴밀한 접촉

한편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오너들과 만남을 진행했다. 지난해 5월 롯데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의 롯데케미칼 석유화학공장을 준공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준공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면담을 진행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롯데 신 회장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 그들은 루이지애나에 31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준공식 당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투자라는 현명한 결정을 내린 롯데그룹에 박수를 보낸다. 이 투자는 미국의 승리이자 한국의 승리이고, 우리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과 면담 이후 약 한 달 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해 재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당시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창수 GS 회장, 손경식 CJ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을 대신해 권영수 부회장이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한국 기업인들에 대해 “한·미 양국은 2017년 이후로 수억달러 규모의 상호 투자를 확대했다”며 이 같은 공로를 기업인들에게 돌렸다. 이어 “한국 기업들이 지금보다 더 미국 투자를 확대할 적절한 기회는 없을 것”이라며 “계속해서 대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대미 투자를 확대하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외에 관세 부과 등 압박 카드로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탁기 관세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 내에 공장을 지었다. 또 CJ도 미국 내 식품·유통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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