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조 바이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조 바이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6일 현재 미국의 대선투표 결과는 각본없는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주요 경합주인 러스트벨트의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에서 막판 역전승 하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반면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승리가 유력시 되는 모든 주에 대한 소송을 언급하며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은 싸움’을 예고했다. 개표 중단 소송과 관련해 저스틴 클락 트럼프 대통령 측 선거대책본부장은 “민주당 선거 관리원들의 불투명한 투표 용지 처리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선의 결과는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 전 가장 큰 규모의 예비선거 날인 ‘슈퍼 화요일’의 경선 투표자들은 후보자들의 헬스케어 공약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타 선진국 의료비 대비 약 2배 이상 높은 개인 부담 의료비 때문이다.

◇ '오바마 헬스케어', 국내 제약업계 영향은 불가피

양 후보는 기본적으로 ‘오바마 헬스케어’에 대한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전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오바마 헬스케어’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복지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케어’가 국가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개인·기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폐지를 외쳐왔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이를 확대하며 예상되는 국가재정 부담 비용을 약가 인하 정책을 통해 상쇄한다는 입장이다.

‘오바마 케어’의 영향력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까지 이어진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오바마 케어’로 의료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은 제약업계에 호재일 수 있겠으나, 접근성 향상은 재정 소요를 동반하므로 약가 압박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미국은 글로벌 제약시장의 대부분을 아우를 만큼큰 시장이므로 직·간접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국내까지 미칠 영향력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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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인하 정책'으로 국내 제약 업계에 악재·호재 공존 예상

양 후보는 약가 인하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을 내비쳤지만 세부 정책은 다른 기조를 보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네릭 의약품 승인을 확대하고 저가 의약품 수입 지속 허용할 계획이다. 다른 국가들과 동일한 약가 책정과 함께 제약사 간 경쟁을 유도하며 약가 인하를 꾀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임기 중 “제네릭 분야에서의 무분별한 독점 행태를 괄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셀트리온의 ‘허쥬마’ △’트룩시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가 FDA 승인 후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

바이든 후보의 경우 독립된 검토위원회를 설립해 가격 상한선을 설정한다. 구조 개선을 통해 신약 가격의 과도한 상승을 막겠다는 의미다. 이와 더불어 신약 연구개발 지원과 고품질 제네릭 약품 권장을 통해 약가 인하를 유도한다. 

이러한 약가 인하 정책은 국내 바이오시밀러와 저가 신약 분야에서는 수출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허혜민 연구원은 ‘미국대선과 헬스케어’ 리포트를 통해 약가상승 제한은 제약사 수익성 유지로 이어지며 국내 신약 개발사들의 기술 수출에도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의 한 제약사 관계자는 “약가가 떨어지면 전체적인 매출도 감소할 것이란 예측은 억측이다”며 “오히려 판매수량이 기하 급수적으로 높아져 전체 매출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후보의 약가 인하 정책이 제약·바이오 업계 입장에서는 마냥 긍정적일 수 없다.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저가 의약품은 장려할 것으로 보이나, 높은 가격대로 책정될 수 밖에 없는 신약 분야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고가 의약품 가격을 낮추고 저가 의약품을 장려하는 정책은 제네릭·바이오시밀러 기업에겐 호재일 수 있으나, 신약개발 업체에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에 따라 만성질환 치료제 약가를 해외와 비교 후 인하할 계획”이라며 “한국 정부는 해외 약가를 참조한다는 입장이므로 미국의 약가인하 정책은 향후 국내 의약품 가격 인하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이든 당선 시 코로나19 방역 강화···국내 진단키트 등 방역 관련 업계 호재

코로나19 대응 관련 정책에 있어서는 두 후보의 노선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역·통제보단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치중한다. 백신 개발 단계를 따르지 않고 동시에 수행하며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달 25일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는 독감처럼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다”며 “우리는 팬데믹 상황을 통제하지 않을 것이며 백신·치료제 개발에 기대를 걸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백신·치료제 개발 지원을 지속하되 의료용품과 검사·치료비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에게 코로나 진단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치료 부담금을 낮추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역시 강조하며 방역·통제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바이든 후보 당선 시, 국내 코로나 진단키트 등의 K-방역 관련 제품이 활발하게 수출되며 관련 업계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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