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국감장 내 참석인원을 50인으로 제한하기 위해 질의 순서가 뒤편에 위치한 의원들이 외부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국감장 내 참석인원을 50인으로 제한하기 위해 질의 순서가 뒤편에 위치한 의원들이 외부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2020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26일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국감장에서는 식품업계 오너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50인 이상 집합금지로 상임위별 증인 채택이 20여명으로 줄어들고 코로나19로 촉발된 배달·온라인 플랫폼 등 유통시장 변화 이슈가 뒤덮여서다.

올해 국감의 부름을 받은 식품업계 오너는 배달 노동자, 대기업 불공정행위, 근로 환경, 경쟁사 비방 개입 등 현안을 질의받았다.

황학수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 대표는 지난 8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배달노동자 관련 질문을 받았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1월 전면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의 준수여부와 산업안전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묻고자 업계 1위인 교촌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며 “19세 미만 청소년의 산업재해 승인 건수는 교촌이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긴 하지만, 산재보험 가입률이 타사에 비해 높은 점에 대해서는 칭찬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2020년도 기준 산재보험 가입률은 90% 이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안전‧보건 세부 매뉴얼을 만들어 활용‧제공하고 있으며 기존 가맹사업주 대상으로 1년마다 보수교육을 실행, 올해는 전가맹점 온라인 교육을 실시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고 있는 일부 교촌 배달원 실태 지적엔 “산업안전 사고에 대한 인식이 가장 필요할 것으로 보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본사에서 직고용하고 관리하는 라이더가 없는 교촌이 배달 노동자 문제를 다루는 국감에 출석한 것을 두고 보여주기 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같은 날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는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4년부터 국회 앞에서 하이트진로음료 갑질 규탄 농성 중인 김용태 마메든샘물 대표를 언급하고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의 불공정거래가 지역 소규모 기업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며 “김용태 대표와의 원만한 대화를 통해 성실하게 협상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12년 동안 법적 다툼 중인 관계이고 양측의 의견 차가 너무 컸다”며 “(그동안) 협상 시도를 많이 했지만 폭을 좁히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법적으로뿐 아니라 (김 대표의) 생활이나 제3자에 대한 피해가 더 이상 없도록 귀 기울여 오해나 어려운 부분을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08년 지역 먹는샘물 시장서 6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던 소규모기업의 대리점을 회유, 하이트진로음료의 석수를 원가 1/3로 제공하면서 포섭해 해당 업체를 파산에 이르게 한 바 있다.

지난 15일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에는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등장해 파트너의 매장 근무 환경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2019년 기준 1만7800명의 파트너가 1378개 매장에서 매출 1조8696억원을 올리며 일하는 스타벅스는 큰 기업”이라며 “파트너들이 좋은 근무 조건에서 일하면 좋을 텐데, 고객들의 폭언‧폭행에 따른 1차 피해가 중간관리자‧점장의 사과 강요 등에 따른 2차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좋은 근로 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송 대표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한 일”이라며 “이와 더불어 내부 성희롱이나 성추행 피해도 앞으로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개선방안을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송 대표는 “매장을 방문하면서 현장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하지만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타벅스 브랜드 파워를 통해 고객문화를 바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박현종 bhc 회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 종합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최근 논란이 된 경쟁사 비방 개입 의혹에 관해 직접 해명했다.

특히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회장이) 지난 2018년 국감에 출석해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약속했는데 이후 지켜진 내용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윤홍근 BBQ 회장의 횡령 의혹 공론화에 어디까지 개입했느냐는 전 의원의 질의에 박 회장은 “언론사 연결만 해줬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개입 관련 진위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어디까지를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며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라 사실을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벤 베르하르트(배하준) 오비맥주 사장은 올해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서 최종 제외됐다.

복지위는 배 사장을 제품 위생 관리 명목으로 증인 채택했으나 맥주 재활용 과정에서 사용하는 코팅제에 대한 기준 마련의 문제는 주류업계 전체에 해당하는 문제로 판명돼 식품의약품안전처 책임으로 넘겨졌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오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국정감사가 오늘 끝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고칠 것은 과감히 고치고,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예산’과 ‘입법’ 활동이 시작된다”며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정쟁보다는 여·야의 협치, 그리고 국회와 정부의 협치가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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