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지만 마음이 썩 즐겁진 않다. 코로나19로 고향으로 떠나거나 가족을 만나는 일이 조심스럽다. “올해 만난 가족을 내년 차례상에 올려야 할지 모른다”는 서슬퍼런 경고문을 언급하지 않아도, 내년에도 건강하게 가족들과 만나야 한다면 올해 연휴에는 집에 머물면서 쉴 수 있을 만큼 쉬는 것이 좋다. 

평소였다면 이 기획에는 ‘연휴에 귀성, 귀경길 버스·기차에서 보면 좋을 OTT 콘텐츠’를 묶어서 소개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향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정부가 나서서 권고하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기획을 마련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번 기획에서는 한 번 손대면 멈출 수 없는 OTT 시리즈물을 모아봤다. 집에서 가볍게 이 작품들을 재생했다가 밖에 나가는 것도 까먹고 정주행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이들 드라마의 ‘미친 중독성’과 함께 올해 추석은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들을 소개한다. 

'종이의 집'. [사진=넷플릭스]

◇‘종이의 집’ - 사상 최강의 은행강도, 그 최후를 확인하라

스페인에서 제작된 이 드라마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놀라운 화제성을 기록하며 시즌4까지 이어졌다. 

천재 은행강도 ‘교수’와 그 일당들이 스페인 조폐국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거액의 돈을 탈취하려는 시도를 한다. 경찰과 범인, 그리고 인질들 사이의 두뇌싸움과 신경전이 이어지고 그 가운데 음모가 하나 둘 씩 드러난다. 

반전과 두뇌싸움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종이의 집’은 최근 넷플릭스는 ‘종이의 집’ 마지막 시즌(파트5) 제작을 공식 발표했다. 

총괄 제작자 알렉스 피나는 “이들의 사투가 극한으로 치닫으면서 파트 5는 지금껏 가장 흥미진진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파트4까지 공개돼있으며 1개 파트 당 8~10개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에피소드 1개당 러닝타임은 1시간이 조금 넘는다. 즉 파트4까지 정주행하려면 약 4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연휴 동안 1일 1파트 정주행한다는 목표를 세워보자. 중독성이 강한 드라마의 특성상 1일 2파트까지 달리게 될 지도 모른다. 

'킬링 이브'. [사진=왓챠]

◇‘킬링 이브’ - 정보국 요원과 사이코패스 킬러의 추격전

왓챠에서 서비스되는 ‘킬링 이브’는 놀라운 중독성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거느린 작품이다. 잘 설계된 캐릭터와 캐릭터 간의 케미,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가 이 드라마의 강점이다. 게다가 독특한 촬영과 패션감각 또한 이 드라마의 매력이다. 

영국 소설가 루크 제닝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스파이 소설의 정체성답게 첩보영화의 재미도 놓치지 않는다. 썩 유쾌한 톤에 속지 않길 바란다. 서슬 퍼런 이야기와 반전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긴장감이 시청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래뵈도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정보국 요원과 싸이코패스 살인마다. 

현재 왓챠에서는 시즌3까지 독점으로 공개돼있다. 미국 BBC아메리카가 제작한 이 드라마는 내년 방송을 목표로 현재 시즌4 제작이 확정된 상태다. 

한국의 많은 ‘킬링 이브’ 팬들도 “어서 시즌4를 내놔라” “왓챠는 책임지고 시즌4 독점 공개하라”며 목 빠지게 기다리는 중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추석 연휴 동안 ‘킬링 이브’를 정주행하고 나면 팬들과 같은 소리를 할지도 모른다. 

'핸드메이즈 테일'. [사진=웨이브]

◇‘핸드메이즈 테일’ - 절망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핸드메이즈 테일’은 썩 유쾌한 배경은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이 정권을 잡은 미국에서 여성들이 ‘시녀(씨받이)’로 납치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85년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SF에 기반한 페미니즘 소설로 관련 문학계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인비저블맨’에서 명연기를 펼친 엘리자베스 모스가 주연한 드라마로 미국에서는 월트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에서 제작됐으며 한국에서는 웨이브를 통해 시즌1부터 3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 

마음만은 풍성한 한가위에 보기에는 지나치게 어둡고 절망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 게다가 세상은 이미 반쯤 멸망했고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지배하는 사회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때 조금은 이기적인 마음을 가져보자. 코로나19가 점령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나름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 행복은 상대적인 만큼 우리보다 절망적인 나라를 보면서 안심하는 것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보면서 안심하는 게 조금 양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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