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왼쪽),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진=각 사]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왼쪽),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진=각 사]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올해 플래그십 라인업을 모두 공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 수장의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스마트폰 판매 실적으로 이야기 할 단계는 아니지만 수년 째 이어온 스마트폰 정체기와 올해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경제상황 속에서 어떤 비전을 제시했는지 주요 화두가 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노태문 사장을 신입 무선사업부장에 임명했다. 노 사장은 이전까지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맡으며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사장)와 스마트폰 개발을 책임졌다. 무선사업부장과 IM부문 대표이사를 겸직했던 고동진 사장은 올해부터 IM부문 대표이사만을 맡기로 하고 무선사업부장은 노 사장에게 넘겼다. 

LG전자는 지난해까지 MC사업본부장과 HE사업본부장을 겸직하던 권봉석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되면서 1년만에 스마트폰 수장을 교체했다. 올해 초부터 MC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는 이연모 부사장은 경영관리와 영업을 책임졌던 인물로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MC사업본부 단말사업부장을 맡았었다. 

두 수장은 수년째 침체돼있던 스마트폰 시장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임무를 안고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터진 코로나19로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같은 대형 박람회가 취소되고 미디어와 관계자를 초청해 진행하던 언팩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게 되면서 이전과 같은 마케팅 활동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또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바뀌고 비대면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제품의 방향을 정하고 트렌드를 쫓는 일도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0'에서 갤럭시노트20을 소개하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0'에서 갤럭시노트20을 소개하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폴더블폰 연착륙 성공적…‘카메라 혁신’ 성과·과제 남겨

삼성전자는 노태문 사장 체제에서 갤럭시S20 시리즈와 노트20 시리즈를 선보였다. 또 지난해 선보인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Z 시리즈로 브랜드화시켜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Z폴드2를 선보였다. 

Z 브랜드의 출범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프리미엄폰인 S 시리즈와 패블릿 노트 시리즈, 중가 제품 A 시리즈와 함께 폴더블폰 Z 시리즈까지 확보하게 됐다. 

Z 시리즈의 첫 번째 폰인 갤럭시Z플립은 UTG(Ultra Thin Glass)를 지난해 갤럭시 폴드 출시 후 디스플레이 내구성에 제기된 불안을 한껏 해소했다. 이후 UTG는 갤럭시Z폴드2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갤럭시Z폴드2는 이 밖에 디스플레이 곡률을 1.4R까지 낮춰 디바이스 두께를 낮추는 역할도 했다. 디스플레이 곡률값(R)은 낮을수록 접었을 때 비는 공간이 없다. 

삼성전자는 올해만 2개의 폴더블폰을 내놓으면서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 중 가장 다양한 폴더블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특히 갤럭시Z플립으로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개선하고 갤럭시Z폴드2에서 두께와 무게 등을 개선해 폴더블폰에 제기된 문제들도 해소해 나가고 있다. 

폴더블폰 외에 플래그십 모델들도 대대적인 혁신을 꾀했다. 갤럭시S20 울트라에서는 1억800만 화소 카메라 탑재에 8K 동영상 촬영 지원 등 카메라에 대대적인 혁신을 이뤘다. 또 하드웨어를 강화하고 보안 기능도 개선해 전작 대비 발전된 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갤럭시노트20은 갤럭시S20의 혁신 기능을 계승하면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업무에 맞춘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기능 혁신과 함께 제품의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으나 노태문 사장 체제 이후 디바이스에 혁신을 더하면서 소비자와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갤럭시S20 이후 작은 결함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과제로 남게 됐다. 

LG 윙 온라인 공개행사 영상 캡쳐.
LG 윙 온라인 공개행사 영상 캡쳐.

◇브랜드 혁신 꾀한 LG전자…‘적자 탈출’ 이번엔 가능?

LG전자 MC사업본부는 4년 넘게 이어진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대적인 혁신을 꾀했다. 우선 브랜드 전략에서 기존에 ‘알파벳+숫자’로 이어졌던 것을 제품에 맞춰 네이밍을 새롭게 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 첫 번째 제품이 올 상반기 선보인 LG 벨벳이다. 

LG 벨벳은 물방울 카메라 등 디자인에 혁신을 더한 제품으로 이전 V 시리즈나 G 시리즈와 차별성을 꾀했다. 또 이전까지 LG 스마트폰과 함께 했던 AI 브랜드 ‘씽큐(ThinQ)’까지 버리면서 제품 자체의 특징을 부각시키는데 집중했다. 

하반기 등판한 LG 윙은 메인 스크린이 가로로 돌아가는 ‘스위블 모드’를 적용해 이전 스마트폰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또 LG전자 스마트폰에서 주로 제기됐던 내구성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오랜 시간 시험을 진행하고 파손이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에도 대비했다. 

특히 LG 윙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제품이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LG전자의 스마트폰 혁신 전략이다. 플랫폼 파트너사에 네이버 웨일과 픽토, 루비, 레이브, 퀄컴 등이 참여한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 본부장의 위치도 크게 바뀌었다. 그동안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공개될 때마다 본부장이 직접 나서서 미디어에 제품을 소개하고 사업 철학을 알렸다. 

그러나 이연모 부사장은 올해 초 취임 후 대외적으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온라인으로 진행된 LG 벨벳과 LG 윙 공개행사에서도 이 부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LG전자 측은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본부장이 직접 등장해 설명하는 대신 인플루언서가 등장하는 쇼 형태로 행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연모 부사장 체제에서 진짜 승부는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14일 LG 윙 온라인 공개행사 말미에 쿠키영상 형태로 롤러블폰을 연상시키는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제품을 공개했다. 

흔히 롤러블 OLED 디스플레이는 폴더블보다 진화한 디스플레이로 구현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동안 폼팩터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있던 LG전자가 롤러블폰을 내놓는다면 스마트폰 혁신 경쟁에서 단숨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전자업계에서도 LG전자가 내년 하반기에 롤러블폰을 내놓을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이연모 부사장 역시 MC사업본부의 고질적인 적자를 벗어나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그동안 잦은 MC사업본부장 교체로 LG전자 스마트폰의 사업전략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부사장의 전략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원가절감과 혁신전략으로 적자폭을 일부 줄이긴 했지만 흑자로 전환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이 부사장 역시 적자 개선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1년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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