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 사실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 사실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연임이 시작된 첫날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노딜'로 끝났다.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원 투입과 경영정상화 계획(플랜B)이 확정됐지만 여러 조건이 따라 붙으면서 재매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11일 정부는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와 기간산업안정기금 기금운용심의회 회의를 열어 M&A 상황 보고를 받은 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이같은 후속처리 방안을 결정했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달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을 만나 인수가격을 1조원 인하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현산은 '12주 재실사' 입장을 고수했고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결렬됐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오늘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을 함께 했던 채권단으로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현산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날부터 새 임기가 시작된 이동걸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노딜'이란 미제를 마무리를 해야 하는 책임을 떠안게 됐다.

채권단은 지난해와 올해 아시아나항공에 3조3000억원을 지원했으며 현재 잔액은 3000억원이다. 구조조정 운영자금에 2조2000억원이 투입됐고 8000억원은 영구채 인수에 사용됐다. 이날 기금운용심의회 회의 결과 아시아나항공엔 기안기금 2조4000억원이 더 투입될 예정이다.

기안기금은 코로나19으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지원금이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시장금리보다 더 높다는 단점이 있어 기업들로선 부담이다. 또 기안기금을 지원받는 기업에는 고용안정과 정상화 이익 공유 등 조건이 따르기 때문에 다수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도 신청을 주저하는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기간'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보유한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두 국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3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산은은 플랜B에 따라 계열사 정비 작업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산은은 아시아나 자회사 에어서울, 관계사 에어부산 본사 매각을 주장해왔다. 아울러 1대 주주인 금호산업과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의 차등감자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 결손금은 지난 6월말 기준 1조4832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 1대 주주인 금호산업 지분 30.77%에 대한 완전감자, 지분율 11%인 금호석화의 50% 감자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4000억원 상당의 결손금 감소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지만 금호산업·금호석화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또 더딘 경영정상화로 재매각 실패를 겪은 대우조선해양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산업은행으로선 부담이다. M&A전문가는 "20여년을 끌며 정경유착 등 구설수에 오른 대우조선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산은이 기안기금 조건을 변경해서라도 책임감 있게 구조조정을 진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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