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서초방송.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유료방송 시장 재편 2라운드의 1차전은 KT가 승리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KT는 27일 현대HCN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현대HCN의 모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과 협상에 돌입하게 됐다. 이에 따라 남아있는 케이블방송사인 딜라이브와 CMB의 향방이 어디에 쏠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허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 동의 절차 등이 남았지만 우선 KT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018년 KT는 딜라이브 인수를 시도했다가 공정위에 막혀 실패한 바 있다. 

현대HCN은 딜라이브보다 점유율이 적은데다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舊 CJ헬로) 인수에 성공한 만큼 시장 독과점 우려도 적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는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은 남아있는 딜라이브와 CMB 인수전에도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은 두 방송사가 누구의 품에 안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현재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한 곳은 SK브로드밴드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당시 기업결합 방식으로 이뤄진 만큼 SK브로드밴드의 자금 지출은 거의 없었다. 또 현재 시장 점유율도 24.17%로 LG유플러스·LG헬로비전(24.72%)에 밀려 3위를 유지하고 있다. 

KT·KT스카이라이프의 시장 점유율은 31.31%로 현대HCN을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35%대까지 점유율이 상승해 사실상 1위를 굳히게 된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걸릴 것이 없는 만큼 남은 딜라이브와 CMB 인수에 더 유리한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가 두 회사를 모두 인수한다면 점유율이 최대 10% 이상 상승해 KT스카이라이프와 경쟁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오르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이미 LG헬로비전 인수에 8000억원이 넘는 돈을 지출한 만큼 M&A에 큰 돈을 쓰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HCN의 인수가격에 대해서도 자사 판단보다 높을 경우 발을 뺄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HCN의 인수가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6000억원대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의 가치를 6500억원대로 본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LG헬로비전 인수가가 8000억원이었는데 그보다 규모가 작은 현대HCN이 6000억원이라면 지나치게 높은 것”이라며 “자사의 판단보다 높은 가격이라면 굳이 인수전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딜라이브와 CMB의 인수가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현대HCN보다 높은 점유율과 가입자 수 등을 유지하고 있어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케이블방송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OTT의 성장이 두드러져 기업들이 규모를 키우기보다 콘텐츠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딜라이브의 경우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높은 편이고 CMB는 매출 규모가 작다는 단점도 있다. 이미 LG유플러스나 SK브로드밴드 모두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높은 가격을 제시할 경우 인수가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당초 딜라이브는 9000억원, CMB는 4000억원대 매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이미 각 IPTV가 인수를 케이블방송 인수를 마친 만큼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적다. 이 때문에 딜라이브와 CMB 모두 매각을 서두를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유료방송 관계자는 “시간을 더 지체할수록 딜라이브와 CMB는 비싼 가격에 매각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두 회사 모두 매각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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