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현식 기자]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 어트랙션 [사진=최현식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저 구름 속에 있는 곳에 갔다 왔다는 거지?”

페이스북에 올렸던 스카이브릿지 체험 사진을 본 친구가 롯데월드타워를 가르키며 문득 이렇게 물어왔다. 요즘 같은 장마철이나 연중 어느 때고 구름 낀 날이면 롯데월드타워 건물 꼭대기가 홀로 그 구름 사이에 들어간 모습을 서울 어디서든 목격할 수 있다. 세계에서 4번째로 높다지만 그 순위보다 지상 555m라는 절대높이가 와닿는 순간인데, 직접 다녀오고 난 터라 또 다른 감회가 밀려왔다.

방문일은 지난 21일이었다. 롯데월드타워 117~120층에 위치한 전망대 ‘서울스카이’는 이달 24일부터 건물 541m 상공에 설치된 옥외 구조물 스카이브릿지를 체험할 수 있는 어트랙션을 선보이기에 앞서 미디어 행사를 개최했다.

취재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를 계속 들여다봤다. 이 체험은 안전을 이유로 비가 오거나 강풍이 불거나 동절기에는 운영할 수 없기도 하지만, 취재를 가는 이상 시야가 좋고 파란 하늘이 담긴 사진이 절실하게 마련이다. 해당일 예정된 시간은 오후 4시로 아침부터 온종일 창밖 하늘의 기운을 수시로 살폈다. 오전만큼 좋지 않았으나 흐리나마 파란 하늘과 구름이 있는 맑은 날씨에 감사하며 체험은 117층 스카이스테이션에서 시작됐다.

가장 먼저 시작하는 일은 점프수트와 안전장치 등반용 안전벨트 ‘하네스’, 헬멧 착용이다. 하네스는 어깨와 허리, 허벅지를 연결하며 지상에서 541m 높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 마련한 장비다.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지갑이라도 떨어뜨리면 아래 지나가던 행인에게 큰 충격을 가할 수 있기에 소지품 휴대를 제한한다. 안경과 휴대폰만 이 허용되며 방수팩과 연결끈 등으로 조치를 취한다.

안전교육과 이용 동의 서명 등도 함께 이뤄지는데, 서약서에는 ‘참가비는 어떠한 경우에도 환불되지 않는다’, ‘ 휴대폰은 지정된 구역에서만 사용가능하다’, ‘초고층 액티비티 특성상 신체 이상 등 위험이 따를 수 있음을 인지한다’ 등이 적혀 있다.

롯데월드타워 541m 높이에 설치된 스카이브릿지. [사진=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541m 높이에 설치된 스카이브릿지. [사진=롯데월드]

본격적인 체험을 시작하면 첫 난관은 계단 오르기다. 먼저 서울스카이 전망대가 운영되는 120층까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어 몸만 실으면 되지만, 옥외로 나가는 124층까지는 직접 걸어올라가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다시 스카이브릿지까지 이동하는데도 야외 철제 계단을 4층 더 올라야 한다. 이곳에서부터 안전레일과 하네스를 세이프 롤러에 연결해야만 활동이 가능하다. 하네스 연결뿐 아니라 계단 난간을 비롯한 모든 동선에서 안전레일이 이어지고, 세이프롤러를 한 손으로 잡은 채 이동하게 돼 있다.

계단을 오를수록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개인에 따라 곡소리가 나기도 한다. 무심코 시선이 간 철제계단 구멍 사이로 아래에 간 까닭이다. 거리감이 아득해지며 어지러움이 느껴지는 찰나 자칫 발을 헛딛거나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이 세트처럼 밀려온다. 이 스릴을 느껴보기 위해 올라온 것이지만 모골이 송연해지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순간이다.

특히 내려 갈 때가 스카이브릿지보다 무섭다는 이들도 많다. 올라갈 때는 차라리 하늘을 보는데, 내려갈 때는 발밑을 조심하느라 계속 쳐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스카이브릿지에 대한 첫인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월드타워는 상단 가운데가 텅 비어 양쪽으로 갈라진 형태인데 그 사이에 11m 길이 스카이브릿지가 설치돼 있다. 막상 실제로 보면 ‘에게~’ 하는 반응이 많다. 거대한 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여서다.

하지만 이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비로소 스릴을 느끼는 것은 자신의 두 발로 그 위에 몸을 실었을 때다. 120kg 성인 기준 14명까지 하중을 견딜 수 있다고 했지만, 한 명만 지나가도 흔들림이 전해져오기 때문이다.

[사진=최현식PD]
[사진=최현식PD]

잠시 후 운영자가 주는 미션이 하이라이트다. 사방에 펼쳐진 풍광이야 전망대에서도 볼 수 있지만 철제계단 때문에 정신이 없고 난간을 자신도 모르게 꽉 쥐게 되는데 갑자기 손을 떼어보란다. 두 팔을 벌린 후 몸을 돌려보라는 말에 따라 몸을 움직여본다. 방금 전까지 시원하게 느껴졌던 바람이 미지의 위협으로 돌변한다.

여기까지는 시작에 불과하다. “자 이번에는 눈을 감겠습니다. 그 상태에서 고개를 뒤로 젖혀 보세요. 이제 뒤로 걷겠습니다.” 조심스럽게 발을 떼어보지만 선뜻 무모한 행동을 자제하게 된다. 다른 사람과 부딪히며 어쩌나 걱정도 돼 억지로 발을 떼다가 잠시후 눈을 떠보니 50cm도 채 못 움직였다.

이 공포감의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 이어지는 마지막 미션은 팔벌려 뛰기 5회를 해보는 것이었다. 팔도 벌렸고 어깨도 들썩이는데, 발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괜히 얼굴이 화끈거리며 함께 참가한 지인들 보기 민망해진다.

철제계단 위에 앉아 다리를 밖으로 내밀고 두 팔을 만세하고 인증샷을 찍는 시간도 갖는다. 처음에는 다리를 내밀기가 두렵지만 막상 앉고 나면 석촌호수를 비롯해 풍광이 그제야 생생하게 들어온다.

[사진=최현식PD]
[사진=최현식PD]

서울스카이를 운영하는 롯데월드 관계자는 “개인에 따라 혹은 미션수행 적극성에 따라 편차가 큰 어트랙션으로 사소한데서 체감하는 정도가 달라지는 만큼 프로그램에 잘 따라야 훨씬 많은 것을 느끼고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브릿지 어트랙션 참가비는 10만원이다. 1시간 가량 소요된다. 체험 후에는 인증서와 사진이 제공된다. 키 140cm 이상, 체중 120kg 이하 신체조건 제한이 있다.

스카이브릿지에서 내려다보면 잠실과 한강. [사진=최현식PD]
스카이브릿지에서 내려다보면 잠실과 한강. [사진=최현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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