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코로나19 이후 영화팬들에게는 몇 가지 변화된 일상이 있다. 개봉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미루면서 멀티플렉스에서는 ‘기획전’이라는 이름의 재개봉 영화가 줄을 잇고 있다. 극장에서 고전영화를 만나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다. 이런 즐거움은 OTT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 웨이브, 시즌 등 국내 OTT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하기 위해 최신 영화나 드라마 외에 고전 콘텐츠도 대거 마련하고 있다. 

그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왓챠플레이에는 국적과 장르를 불문한 고전 콘텐츠들이 다양하게 숨어있다. 이 서비스를 조금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상상도 못한 영화나 드라마를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왓챠플레이에서만 만날 수 있는 고전들을 알아보자. 

알프레드 히치콕 '39계단'

◇‘39계단’ -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국 시절 대표작

스릴러 영화의 거장이자 현대 영화이론의 대부분을 자리 잡게 한 알프레드 히치콕은 영국 출생으로 런던에서 영화를 공부한 뒤 헐리우드로 건너갔다. ‘39계단’은 1935년 그가 미국으로 가기 전 만든 영국영화다. 

의문의 여인이 남기고 간 암호를 추적하는 이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전형을 전개된다. 특히 편집이나 촬영은 지금 봐도 긴장감 넘치고 끝까지 보게 되는 전개는 새삼 알프레드 히치콕의 대단함을 느끼게 한다. 

알프레드 히치콕은 이후 ‘사보타주’, ‘비밀첩보원’, ‘반드리카 초특급’ 등을 만든 뒤 1939년 미국으로 건너가 ‘레베카’를 만든다. 그의 미국 첫 영화 ‘레베카’는 뮤지컬로도 각색돼 지금까지 국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왓챠플레이에서는 ‘39계단’ 외에 ‘사보타주’, ‘반드리카 초특급’ 등 영국 영화와 ‘레베카’, ‘서스피션’, ‘스펠바운드’, ‘이창’, ‘해리의 소동’ 등 대표작 11편이 공개돼있다. 

◇‘영광의 길’ - 완벽주의자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세계

영국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은 지독한 완벽주의자로 그의 영화 속 미장센에서도 피 한 방울 흐르지 않을 것 같은 차가움이 느껴진다. 그 차가운 미장센 안에서 한없이 나약한 등장인물들은 이야기에 휩쓸리다 영화 안에 털썩 주저 앉아버린다. 거장배우 잭 니콜슨조차 ‘샤이닝’에서 스탠리 큐브릭과 작업하며 그의 완벽주의에 치를 떨었다. 

‘영광의 길’은 큐브릭 감독의 초기 전쟁영화다. 전쟁의 비정함과 함께 거기에 휩쓸리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큐브릭은 자신이 구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위해 엄청난 물량공세를 서슴치 않는다. ‘영광의 길’ 역시 1차 대전의 모습을 구현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부조리하고 야만적인 인간성의 말살을 다루고 있다. 

이후에도 스탠리 큐브릭은 ‘스팔타커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배리 린든‘, ’풀 메탈 자켓‘ 등 대형 스케일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거장이 됐다. 

◇‘열혈남아’ - ‘청춘’ 왕가위가 바라본 청춘

1958년생인 왕가위 감독은 1987년에 ‘열혈남아’를 만들었다. 그의 나이 딱 29살 때 일이다. 왕가위가 영화 속 등장인물들과 나이 차이가 크지 않던 시절만큼 같은 청춘의 시선에서 좀 더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거친 카메라워크와 스텝프린트 기술로 구현한 거칠고 도시적인 질감을 표현해 당시 영화 관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왕가위의 영화 중에서도 편집과 색감이 눈에 띄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영화에는 왕가위뿐 아니라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 등 당대 홍콩의 청춘스타들도 만날 수 있다. 현재 왓챠플레이에서는 ‘열혈남아’와 함께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아비정전’도 함께 서비스하고 있다. 

'우묵배미의 사랑'. [사진=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우묵배미의 사랑’ - 20세기 어른들은 어떻게 살았나

장선우 감독의 ‘우묵배미의 사랑’은 1990년대 한국영화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작품이다. 탄탄한 전개와 함께 소박한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생활멜로영화다. 

공장부터 시작해 지금 보면 낯선 풍경들이 꽤 이질감을 안겨주지만 가난과 외로움을 어루만져주는 대사와 장면들은 지금 봐도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박중훈, 최명길 등 지금 들어도 익숙한 톱스타들의 풋풋한 젊은 시절 모습도 다시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만든 장선우 감독은 박광수, 정지영 등과 함께 1990년대 한국영화를 이끌 기수였으나 2002년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크게 망한 후 영화판에서 자취를 감췄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박광수 감독은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고 정지영 감독은 다시 현장에 돌아와 젊은 감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순풍산부인과'. [사진=SBS]

◇‘순풍산부인과’ - ‘김병욱표 시트콤’이 그리울 때

무슨 이유에선지 지금 방송가에서는 ‘시트콤’을 찾아볼 수 없다. 과거에는 ‘하이킥’ 시리즈와 같은 시트콤이 안방에 큰 웃음을 안겨줬지만 지금의 숏폼 콘텐츠는 웹드라마로 대부분 넘어간 상태다. 

그럼에도 20세기 어른들은 시트콤이 가끔 그립다. 그 시절 시트콤만이 할 수 있는 황당한 유머감각은 지금도 유튜브에서 하이라이트로 돌아다닐 정도로 획기적이다. 

‘순풍산부인과’는 시트콤의 전성기를 이끈 김병욱 PD의 대표작이다. 오지명, 선우용녀, 박영규, 박미선 등 중견 배우들의 망가지는 연기를 볼 수 있고 이태란, 김찬우, 김소연, 송혜교, 권오중, 이창훈 등 젊은 스타들의 멜로라인도 백미다. 여기에 ‘미달이와 친구들’의 개그도 이 시트콤의 큰 재미다. 

왓챠플레이에서는 ‘하이킥’ 전 시리즈와 함께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등 김병욱 PD의 대표 시트콤들이 모두 업데이트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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