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현대HCN 서초방송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오는 24일 현대HCN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가운데 이통3사를 중심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2차 재편을 맞는다. 지난 15일 이뤄진 매각 본입찰에서는 SK브로드밴드와 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가 모두 참여했다. 

앞서 CJ헬로(現 LG헬로비전)와 티브로드는 각각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에 매각됐다. KT 역시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했으나 유료방송 합산규제로 인해 불발에 그쳤다. 2018년 6월 합산규제가 일몰된 이후 KT 역시 유료방송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무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이통사들에게 유료방송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시장이 부각되는 만큼 앞으로 점유율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KT스카이라이프가 31.31%, 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이 24.72%,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가 24.03%다. 이어 딜라이브가 6.1%, CMB가 4.6%, 현대HCN이 3.9%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HCN의 점유율 비중은 업계 최하위 수준이지만 서울 서초, 동작과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매력적인 매물이다. 또 SK브로드밴드가 현대HCN를 인수할 경우 LG유플러스와 업계 순위가 바뀌게 된다. LG유플러스가 인수한다면 업계 1위인 KT를 턱 밑까지 추격할 수 있게 되고 KT가 인수한다면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다. 

현대HCN뿐 아니라 딜라이브, CMB도 매각이 이뤄지는 만큼 앞으로 유료방송 점유율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구현모 KT 사장(맨 왼쪽),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오른쪽 두 번째),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맨 오른쪽)이 긴급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신3사 CEO들은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HCN 인수 의사가 있음을 전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구현모 KT 사장(맨 왼쪽),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오른쪽 두 번째),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맨 오른쪽)이 긴급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신3사 CEO들은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대HCN 인수 의사가 있음을 전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는 지난해 CJ ENM으로부터 CJ헬로 지분 50%+1주를 인수하면서 8000억원을 썼기 때문에 추가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의 인수금액으로 약 6000억원을 요구하고 있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G헬로비전 인수가격을 감안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입찰할 것”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주식을 합치는 방식으로 합병해 투입된 자금이 사실상 없었다. 앞서 ADT캡스를 인수할 당시에도 최소 비용으로 효율을 거둔 만큼 여유자금은 넉넉한 편이다. 

무선 시장 1위에 이어 유료방송 시장에서도 상당한 점유율을 유지했던 SK텔레콤은 최근 LG유플러스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와 점유율 격차가 불과 0.7% 수준인 만큼 현대HCN을 인수하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SK텔레콤 역시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선에서 합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 “인수하면 규모가 커진다. 좋을 듯 하다. 그런데 약간 합리적으로 신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제시한 금액이 예상보다 높을 경우 발을 뺄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 1위 사업자인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발이 묶여 딜라이브 인수가 무산됐지만 합산규제가 일몰된 후 적극적으로 M&A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위성방송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도심보다 도서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도심 지역에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케이블방송는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구현모 KT 사장은 “KT스카이라이프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며 “(현대HCN의 권역이) 도심인데 원래 도심 쪽은 영업이 어렵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에 케이블방송을 인수한 SK브로드밴드나 LG유플러스의 경우 추가 인수 후 브랜드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각 LG헬로비전, 티브로드와 별도의 브랜드를 유지하거나 합병을 통해 하나의 브랜드로 운영하는 방법이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추가 인수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브랜드 정책을 논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브랜드를 통합해 새롭게 출범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지가 될 수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수도 있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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