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오늘은 시간제한 때문에 다음 회의를 열어서 다시 하기로 하고 다음 회의는 간사 간 협의를 통해서 잡겠습니다.”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제374회 국회(임시회) 제1차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에서 소위원장은 이렇게 말하고 소위를 산회했다.

지난 2018년 11월 정부가 발의한 소프트웨어(SW)산업 진흥법 전부개정법률안 이야기가 이제 막 테이블 위에 올려진 참이었다. 회의 종료 시간까지 15분이 남아있었다.

SW산업 진흥법 전부개정법률안은 SW산업 진흥과 창업 활성화, 인재 양성, 지식재산권 보호 등이 주요 내용으로, 더불어 SW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정당한 대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SW개발해 주고도 제값을 못 받는 사람들에게 제값 주자는 것이다.

의원들이 시간이 없어서 이날 처리 못 한 이 개정안은 또다시 언제 열릴지 모르는 소위만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7월 공청회를 통해 업계 의견도 수렴한 데다, 한 의원실에 따르면 이 개정안 통과에 여·야 의원 간 이견도 없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SW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별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일 발표한 ‘SW분야 근로시간 단축 보완대책’을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안건으로 보고하면서 SW종사자 보호와 SW사업환경 개선에 ‘SW산업법 개정 지연’이 문제라고 지적하지만 그들도 ‘왜 통과가 안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니 지난 12월 데이터 3법 통과 당시를 떠올리게 된다. SW산업 진흥법 개정안도 데이터 3법처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눈물이 필요한 것인가. 저명한 누군가 나서서 가슴을 치며 개탄스러운 이 상황에 눈물을 보여야 중요성을 깨닫고 통과를 시켜주는 것이 국회가 일하는 방식일까? 

정부도 국회도 줄기차게 SW가 미래라고 강조해왔으면서 지난해 이들이 강조한 인공지능(AI)도 SW란 것을 알면서 SW인들이 사업할 터전을 닦아주는 일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 했다’는 변명은 어울리지 않는다. 일한 만큼 돈을 받아야 그 돈으로 인재도 채용하고 기술에 투자도 하는 것이다. 당장 돈도 못 받고 있는 업체들에 ‘AI 1등 국가를 만들자’ ‘왜 빌 게이츠가 되지 못하냐’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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