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의 바이크리스 프로그램이 ‘라이더 복지 강화’라는 애초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라이더들이 금융사 최초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메쉬코리아의 홍보와 달리, 운영 주체인 캐피탈사인데, 라이더는 이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자칫 자신의 신용등급이 하락되는 상황을 알지 못할 수 있어서다. 급기야 20대 초·중반 사회 초년생들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사진=메쉬코리아]
[사진=메쉬코리아]

지난 6월 말 메쉬코리아는 ‘바이크리스 프로그램’ 출시를 위해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을 잡았다. 라이더 대상의 ‘바이크리스 프로그램’은 바이크 구매에 필요한 비용과 보험료를 포함, 12개월간 납부하고 만기 시 전체 인수 또는 반납하는 상품이다.

메쉬코리아는 배달 시장이 커지고 있어 라이더 수요가 높은 점에 착안, 바이크 초기 구입비용과 값비싼 이륜차(오토바이) 보험 부담을 줄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특히 최대 1000만원까지 올라가는 이륜차 종합보험 부담을 낮춰 여윳돈이 없어 배달업을 시작하지 못한 사람들의 초기 진입장벽을 낮췄다.

바이크리스 프로그램은 이전부터 성행해왔다는 게 배달업계 중론이다. 높은 보험료와 200~300만원대 중고 바이크를 구매하기 힘든 사람들을 공략한 사설 렌트·리스 업체가 생겨나는 추세다. 

메쉬코리아와 미래에셋캐피탈이 손잡고 내놓은 리스 프로그램도 사설 업체들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상품을 이용하면 개인 신용등급이 하락하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 금융권에서는 캐피탈사 대출을 ‘제2금융권 대출’로 분류해 신용등급 하락을 피할 수 없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올크레딧) 개인신용평가 상담사는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이 진행되면, 해당 기관을 통해 신용평가사·신용정보원으로 대출 개설정보가 넘어오는데 빠르면 2~3일, 늦으면 일주일 만에 대출 평가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에 대한 신용평가를 진행할 때 업권·대출 형태·기존 거래 등을 합산해 평가하는데,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캐피탈 대출을 이용하게 되면 기존 신용등급 하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 상담사는 “개인 신용평가가 낮아지게 되면, 회복하는 데 배로 걸리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메쉬코리아 측은 리스 프로그램에 대해 바이크 구매 없이 배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만 강조한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상품 운영한 지 초기이며 가입자가 많지 않은 편이지만, 라이더들이 금융사와 가입할 수 있는 최초의 상품이며 배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부분에 의의가 있다”며 “모든 분들이 바이크 없이 배달을 시작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 차원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하락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미래에셋캐피탈에서 가입 시 신용등급 하락에 대해 충분한 고지가 있었는지는 현재 확인 중이지만,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캐피탈사와 메쉬코리아가 함께 고민해 신규 라이더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사회 초년생인 20대들이 이른 시기부터 캐피탈 리스 프로그램에 의해 신용등급 하락을 겪을 경우, 안전문제와 더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메쉬코리아의 바이크리스 프로그램 기준, 만 21세 이상인 청소년도 12개월 오토바이(SYM 조이맥스 125) 렌탈을 하게 되면, 첫 50만원 보증금과 월 65만1300원이면 배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115만원이면 20대 청소년들도 배달을 시작할 수 있지만, 신용등급 하락은 물론 그만큼 도로에서의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도 많아지게 되는 것”이라며 “진입장벽만 낮추는 데 급급하기 보단, 지금이라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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