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강희석 이마트 대표,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사진=각 사]
(왼쪽부터) 강희석 이마트 대표,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사진=각 사]

[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국내 대형마트업계 1위 신세계 이마트가 창립 26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하자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장기 적자의 늪에 빠진 경쟁업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대표 역시 거취가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 21일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조선호텔 등 계열사들에 대한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관심이 쏠렸던 이마트 대표 자리엔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가 발탁됐다. 2014년부터 6년간 이마트를 이끌어왔던 이갑수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 11명은 정기 인사 형식으로 아웃됐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1위 업체 이마트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이마트 문책성 인사 단행이 자칫 양사 대표들에게 불똥이 튈 수 있어서다.

홈플러스 경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시점인 2015년부터 줄곧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017년 10월 취임한 임일순 대표는 유통회사에 첫 여성 전문경영인이라는 상징과 함께 글로벌 기업에서 최고재무관리자(CFO)를 경험한 이력 등이 부각되면서 업계에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취임 후 첫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2018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홈플러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 (전년 대비 57% 감소한 1090억원 영업이익 기록) 동기간 매출액은 3.67% 하락한 7조6598억원에 불과했다.

임 대표는 올 7월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올라운드’ 홈플러스를 공개했지만, 현재까진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업계는 온라인 사업 강화부터 ‘쇼킹(Shopping+Picking)’ 매장 변신 등 임 대표가 내놓은 청사진에 시큰둥하다.

롯데마트도 녹록치 않다.

올해 1월 지휘봉을 잡은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는 상반기 1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2분기엔 해외 점포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87.5%, 30.6%로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국내 점포의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롯데마트는 3분기에도 실적 부진도 걱정이다. 

이와 관련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태풍으로 오프라인 마트와 일본 불매운동 영향 등으로 방문객 수와 시장 점유율 등 하락이 예상된다”라면서 “지난 2분기 대비 약 마이너스 8% 역신장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마트가 적자 극복을 위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자, 경쟁사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이마트가 이번에 파격 인사를 단행하면서 대형마트와 유통업계 전체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현재까지 대형마트에서는 현직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는 게 관례였는데, 다른 회사도 아니고 신세계 이마트가 이런 선택을 한 것은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업계 ‘대표’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이마트가 신임 대표 체제로 향후 좋은 결과를 낸다면, 업황이 어렵다는 핑계로 적자 경영을 해왔던 경쟁사들의 경영진들 생각도 조금씩 바뀌게 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 실적에서 반등할 수 있는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현재 경영진들의 위치가 위태로워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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