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한국맥도날드가 햄버거병, 점포 폐점, 매각설 등 끊임 없는 논란에 휩싸이며 바람잘날 없는 행보를 걷고 있다. 잠실에 위치한 맥도날드 모습 <사진=강민수 기자> 

[이뉴스투데이 강민수 기자] "매각설, 3년 연속 제품 가격 인상, 점포 폐점, 햄버거병..."

한국 진출 30년을 맞이한 한국맥도날드가 보여주는 현 주소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압구정 1호점을 내며, 한국 시장에 야심차게 진출한 맥도날드가 햄버거병, 점포 폐점, 매각설 등이 이어지며 추락하고 있다.

2016년 첫 한국인·첫 여성·첫 내부 대표 타이틀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그라운드에 등장한 조주연 대표는 취임 당시 "국내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본으로 고객과 소통할 것"이라며 "우리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행복한 일상을 선사할 수 있도록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후 이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맥도날드는 조 대표 체제에서 매각을 염두에 두고 수익성 위주운영을 지속하는 탓에 소비자와 소통이 멀어지고 신뢰가 떨어져 국내 시장에서 이미 기로에 섰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맥도날드 수익성은 몇 년 전부터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맥도날드 영업이익은 2013년 117억원에서 2015년 20억원대로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기간 308억원에서 마이너스 131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영업이익율도 지난 4년 간 2~4%대를 겨우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에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논란에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한국 맥도날드는 고소를 당했고 검찰은 맥도날드 햄버거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며 회사 측과 임직원을 기소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장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패티가 한국 맥도날드에 대량으로 납품된 사실이 적발됐고 검찰은 납품업체 M사 관계자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로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은 맥도날드 매출은 전년 대비 20~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하락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6년 취임한 조주연 대표, 취임 후 햄버거 가격 인상 등 수익성 위주 정책을 펼쳐 지적을 받았다. [연합뉴스]

부진은 매장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들어 핵심상권을 포함한 20여 개 매장을 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신촌점을 비롯해 관훈점, 서울정동점, 서울대입구점, 서울사당점, 용인단대점, 암사역점, 애오개점, 천호이마트점, 부산서면점 등이 이미 폐점됐다. 

이같은 상황에 일각에서는 맥도날드가 인거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가 올라 불가피하게 폐점을 결정했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 재매각을 위한 몸집 줄이기 혹은 한국 시장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는 형국이다.

앞서 한국맥도날드는 2016년 매각 작업을 진행했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하며 매각이 불발됐다. 당시 경영 상황과 재무 상태 대비 5000억원에서 6000억원에 육박하는 높은 매각가가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조 대표 취임 후 급격한 변화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2016년 1월에 등장한 조 대표는 같은해 2월, 지난해 1월, 올해 2월까지 3년에 걸쳐 햄버거 가격을 인상하며 수익성 위주 정책을 펼쳤다.

조 대표는 지난해 매장 내 위생 관련 논란에 대한 공식입장으로 "맥도날드 임직원들은 고객들에게 매일 안전하고 맛있는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식자재 관리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직장인과 학생들 사이에 저렴한 점심 한끼로 빅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런치 메뉴'가 사라졌다. 배달 서비스인 맥딜리버리도 7000원에서 8000원, 1만원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SNS(Social Networking Servive,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소비자 불만 사례도 나오는 실정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솔직히 양상추 마트에서 반 값 떨이하는 것을 사서 며칠째 보관해도 이렇게 까지 되지는 않는다"며 "식자재 관리를 어떻게 하길래...저거 먹고 죽는 건 아니지만 좀 그렇다"고 게시했다.

그러면서 "맥날(맥도날드 줄임말)먹다 처음으로 빵에서 탄 맛이 났다"며 "옛 명성을 잃고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든다"며 "2000년대에는 아니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진짜 좋았는데...요즘들어 가면 갈수록 실망"이라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햄버거병 파동 이후로 심각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며 소비자 신뢰가 현저히 떨어진 것 같다"며 "서울 주요 상권에서도 자취를 감추고 있고, 경쟁 업체들도 등장하며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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