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가 잇따른 대내외 악재에 휘말리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업계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업계 2위인 진에어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티웨이항공이 신규 노선 취항과 특가 프로모션 등 실적 향상에 총력을 쏟고 있다.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오너리스크’ 이외에도 항공기 결함을 인지하고도 비행에 투입했다는 ‘엔진결함 은폐’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으로 구성된 대한항공직원연대는 지난 24일 진에어가 지난해 9월19일 괌에서 인천을 운항하는 LJ642편의 엔진 결함을 발견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비행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직원연대에 따르면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하면 엔진을 정지하고 승객을 내리게 하는데, 당시 왼쪽 1번 엔진이 꺼지지 않고 계속 가동됐다. 이 여객기는 약 70분 뒤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다. 진에어가 엔진의 중대결함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단순 지시계통 결함으로 조작, 승객과 승무원 276명을 태우고 무리하게 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직원연대는 "이 사건은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조사 계류 중인 사안"이라며 "진에어로부터 국토부가 보고 받은 자료에 따르면 'B777 항공기 엔진 정지 후 연기발생'으로 사건이 보고 돼 있어 결함 은폐를 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진에어는 외국 국적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과거 6년간 등기이사로 불법 재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토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국토부는 진에어의 항공면허 취소 여부를 두고 법리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국토부는 조 전 전무의 불법 등기임원 재직 사안과 관련, 진에어로부터 제출받은 소명자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법 행위도 발견했다. 공식 직책이 없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진에어 내부서류 75건을 결재한 것. 이에 진에어는 “위법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일단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결재를 한 것은 비정상적 회사 운영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진에어는 잇단 불법 의혹에 모든 마케팅 활동을 모두 멈추고 사태가 진정되길 기다리는 눈치다. 당초 지난 3월부터 창립·취항 1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고객 이벤트를 매월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잠정 중단된 상태다.

지난 2011년부터 매년 5월에 진행된 대학생 항공마케팅 참여 프로그램인 '그린서포터즈' 운영을 중지시켰고, 성수기 여름 휴가시즌을 겨냥한 프로모션이나 신규 노선 취항 여부 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진에어는 오는 7월 창립기념일 행사를 열고 장기 비전과 새로운 유니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일련의 논란과 상관없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항공권 프로모션과 신규 취항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고, 아직 확정이 돼지 않았다. 서포터즈의 경우 올해부터 개편을 준비해 왔던 만큼 잠시 운영을 멈춘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또 "창립기념일 행사 준비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다만 대대적으로 할지, 조용히 치룰지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니폼 교체와 관련해서는 "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올 들어 처음으로 업계 3위에 올라선 티웨이항공은 ‘고객 모으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7월 2일부터 대구에서 출발하는 러시아 하바롭스크 정기편 노선에 이어 인천~나고야 정기편 노선에도 새롭게 취항한다. 이에 따라 노선 증편을 통한 고객 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오사카 노선의 경우 지난 5일부터 매일 2편씩에서 3편씩으로 늘렸다. 인천~도쿄(나리타) 노선은 매일 1편 운항에서 2편 운항으로 확대한다.

여름휴가를 겨냥한 특가 이벤트는 물론, TV광고와 온라인 바이럴 광고로 소비자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영문인 t'way의 아포스트로피를 쉼표로 재해석해 티웨이항공이 지친 일상에 휴식과 쉼이 된다는 광고 콘셉트를 잡아 TV CF를 방영하고 있다. 또 개그맨 김수용이 등장하는 바이럴 영상은 일상에 지친 소비자에게 휴식을 강조한다.

티웨이항공은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 외에도 별다른 구설수 없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진에어를 위협하고 있다.

진에어는 올해 1분기에 매출 2798억2000만원, 영업이익 531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5.8% 늘었다. 티웨이항공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에어부산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티웨이항공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38억원, 4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194% 증가했다.

특히 지난 1분기 기준 두 업체간 매출 격차는 760억원으로, 지난해 967억원보다 207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차이도 전년 184억원에서 올해 70억원으로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 같은 기세를 몰아 올해 하반기 안에 기업공개(IPO)를 마무리 하고, 상장으로 마련된 자금으로 항공기 대수를 대폭 늘려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올해에만 6대의 신규 기재 도입을 계획 중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구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티웨이항공이 인천은 물론, 부산과 청주 등 다양한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면서 "반면 진에어는 오너리스크와 안전불감증 논란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업환경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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