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사진=김채린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채린·김민석 기자] 문 정부 출범이래 주요 금융기관장 인선이 지체되면서, 일각에서는 '금융 홀대론'까지 제기됐다. 이에 문 정부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임명 이래 금감원장 임명에 보다 신중한 모양새였다. 그러나 문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제 11대 금감원장인 최흥식 전 원장과 제 12대 금감원장인 김기식 전 원장은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금감원을 떠났다. 미투운동으로 입방아에 오르며 불명예 퇴진을 한 금융권 수장도 있다.

◇한 달 새 2번 바뀐 금감원장

최 전 원장과 김 전 원장의 임기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문 정부와 뜻을 같이 하면서 금융권을 긴장시켰다는 점과, 역대 최 단 기간 재임 기간을 갱신했다는 점. 최 전 원장은 약 6개월, 김 원장은 2주 간의 원장직을 지냈다.

당초 최 전 원장은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 한국증권거래소 공익대표 비상임이사, 한국선물학회 회장, 금융감독위원회 자체평가위원회 위원장,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하나금융지주 사장 등을 거친 인물로, 문 정부가 표방한 민간 출신 수장에 걸맞은 인물로 평가받았다.

특히 최 전 원장이 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시기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4~2007년으로 문 정부의 금융개혁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점에 있어서, 금융권은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9월 11일 금감원장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최 전 원장은 금융권의 채용비리, 셀프 연임 등의 문제를 거론하며 금융권 대수술을 시작했다. 올해 1월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채용업무 적정성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채용비리 정황 22건도 적발했다. 적발 은행은 KB국민·KEB하나·DGB대구 은행 등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채용비리 여파는 곧 최 전 원장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최 전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이던 2012~2014년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흘러나왔기 때문.

최 전 원장은 채용비리 의혹에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결국 사의를 표명했고 취임 6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그의 사임 후 문 정부가 차기 금감원장 카드로 내놓은 인물은 김 전 원장이다.

김 전 원장은 참여연대 출신 시민운동가 가운데 금융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로 19대 국회의원 재직 시절 금융당국을 담당하는 정무위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정무위 시절에는 삼성 등 재벌 개혁을 요구하는 '재벌 저격수'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을 수장으로 4월 2일 전격 닻을 올린 금감원은 불과 2주 만에 막을 내렸다. 김 전 원장을 두고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과 셀프후원 의혹 등이 불거졌기 때문.

앞서 김 원장은 2014년 한국거래소의 지원으로 우즈베키스탄, 2015년 우리은행의 지원으로 중국·인도에 출장을 다녀왔다. 2015년 5월 25일부터 한국거래소·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우리은행 등의 지원을 받아 9박 10일간 미국 워싱턴 D.C. 벨기에 브뤼셀, 이랄리아 로마, 스위스 제네바 등을 다녀오기도 했다.

또 국회의원 임기 종료 직전인 2016년 5월 더미래연구소에 본인의 정치자금 5000만원을 후원금으로 보냈다. 이후 2016년 7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더미래연구소장을 지내면서 급여 명목으로 8500만원을 수령했다.

이에 김 전 원장은 해당 의혹에 대해 '국회 관행'이라는 의견을 내놓으며 금융권 수장들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4월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셀프 후원 의혹과 관련해 '위법' 판단을 내리면서 사의를 표명했고 16일 공식 사퇴했다.

◇미투(MeToo) 운동에 이름 올린 기술보증기금 수장

연예계를 시작으로 국내 전반으로 미투 운동이 퍼진 가운데, 기술보증기금의 수장인 김규옥 이사장은 4월 24일 내연녀와의 관계가 폭로되면서 경질됐다.

김 이사장은 2015년부터 약 1년여 간 내연녀 A씨와의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해외 출장에 A씨를 동행시키고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는가 하면, 업무시간에 만나 관계를 가지기도 했다.

A씨와 김 이사장의 관계는 김 이사장이 잠이 든 A씨의 나체 사진을 몰래 촬영한 것을 A씨가 알게 되면서 틀어졌다. 해당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미투 운동으로 확산되자 4월 4일 김 이사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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