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사기(社旗)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롯데그룹>

[이뉴스투데이 유경아 기자] “안 되는 이유에 대한 변명보다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뉴롯데’ 첫 해인 만큼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임해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뉴롯데’ 출범 후 31일 열린 첫 사장단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서울 마곡 롯데중앙연구소에서 국내외 전 계열사 사장단과 BU장, 롯데지주 임원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롯데는 ‘가치 창출’에 역점을 둬 기존 사장단회의 공식 명칭을 ‘롯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LOTTE Value Creation Meeting·VCM)’으로 바꿨다. 사장단회의가 주로 현안 및 사업전략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던 자리였다면, VCM으로 회의 개념을 바꾸면서 그룹의 중장기적 성장 방향에 대해 서로 소통하며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날 신 회장은 지난해 선포한 ‘뉴롯데’의 새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기업 체질 개선과 핵심 역량 강화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 모든 리스크에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내부에서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브랜드 가치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4차 산업 혁명’ 흐름에 맞춰 ‘정보의 디지털화(Digital Transformation)’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부 서비스를 디지털화 하는 것으로는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서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롯데 전 비즈니스에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뉴롯데’ 비전 달성을 위해 글로벌 경쟁기업과의 차별성을 극대화하고, 기업의 브랜드 가치도 반드시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확한 비전을 통해 내부 임직원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외부 이해관계자와는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여기 계신 대표이사들이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롯데는 사업 부문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사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고 신속하게 핵심 사업은 강화함과 동시에 비핵심 사업은 축소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가속 페달을 밟는다. 신 회장은 “글로벌 사업 확대는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대표이사들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글로벌 사업을 진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사업별로는 ‘메가 브랜드’를 육성한다. 여성과 아동, 글로벌 등을 주제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이에 따른 ‘롯데’ 브랜드 가치 제고를 꾀하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는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프랑스 국제 비즈니스 회담’에 참석해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현지 투자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바 있다.

롯데는 현재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을 발판으로 해외 신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외 롯데주류도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에 이어 캄보디아에 수출을 개시하며 동남아 시장 확대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 외식사업을 맡고 있는 롯데GRS도 올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 시장서 점유율을 높여 해외 사업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침체된 중국 사업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중국 ‘롯데월드 선양’ 공사 현장과 인근 화학 공장 등 주요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설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각종 제재로 인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내 마트 사업은 현재 매각 추진 중이다.

신 회장은 “올해는 ‘뉴 비전’ 실행의 원년”이라면서 “비전에 담긴 ‘질적 성장’의 가치를 충실히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질적 성장은 단순한 이익 짜내기(Profit Squeezing)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까지 고려한 수익성을 확보해 지속성장을 이루는 것”이라면서 “중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적절한 규모의 투자도 동반돼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영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스포츠’에 빗대기도 했다. 최근 열린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4강까지 진출해 ‘테니스 신드롬’을 일으킨 정현 선수의 도전 정신을 언급한 그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한 변명보다는 도전 정신이 그를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면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적극 도전하는 자세로 임해달라”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