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 쇄빙 LNG 선박 건조현장을 시찰 한 뒤 갑판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김봉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쇄빙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건조 현장을 방문해 "역사 이래 바다를 포기하고 강국이 된 나라는 세계 역사에 없었다"면서 "해양강국의 비전은 포기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 쇄빙 LNG 선박 건조현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우리는 개방통상국가의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 길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먼저 대우조선 실내 전시실에 들러 조선산업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방명록에 서명한 후 건조 중인 쇄빙 LNG 운반선 '야말 6호기'를 시찰했다.

이어 다음날 출항하는 '야말 5호기'에 탑승,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쇄빙 기술과 LNG 추진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문 대통령이 탑승한 '야말 5호'는 앞으로 1개월간 시험운항을 거쳐 상업 운행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이 건조한 '야말' LNG 수송선들은 세계 최초의 쇄빙 LNG 운반선으로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고 전진할 수 있으며, 영하 52도에서도 장비를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늘 세계 최초, 최고의 쇄빙 LNG 운반선 위에 올라 자긍심을 가득 느끼고 있다"면서 "고향 거제에 오니 제가 가졌던 꿈, ‘사람이 먼저인 나라’를 되새기게 된다. 바다를 향한 대한민국 조선업의 꺾이지 않는 기상을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새해 첫 현장방문으로 이 곳, 거제도 대우조선소를 찾았다"면서 "우리가 서 있는 이 배는 북극해의 얼음을 뚫고 항해하는 세계 최초의 쇄빙 LNG 운반선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기술개발에 성공해 2014년에 총 15척의 선박을 수주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선박의 1호선은 작년 8월, 노르웨이 함메르페스트에서 출항해 안전하게 대한민국 보령항에 입항했다"며 "다른 쇄빙선의 호위 없이 자체 쇄빙기능만으로 북극항로 운항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성공했다. 수에즈 운하와 인도양을 거치는 기존 남방 항로에 비해 운송거리, 시간, 비용을 3분의 1이나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우리 조선산업이 이룬 쾌거이다. 동시에 기업인과, 노동자, 조선산업 종사자 모든 분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라면서 "우리 조선산업의 기술 수준과 개척정신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우리 국민의 자부심을 한껏 높여줬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 쇄빙 LNG 선박 건조현장에 승선해 조타실에서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야말 5호'가 다닐 북극항로는 아시아-유럽 간 운송 기간을 종전보다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최단항로로, 북극항로가 완전히 개발되면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는 10일, 러시아 야말 반도까지는 20일 이상 운송 기간이 단축된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북극 탐험가의 이름을 딴 5호선 ‘블라드미르 루자노프’ 호가 내일 거제를 떠나 시험운항을 시작한다"면서 "영하 52도의 극한 환경에서 2m 두께의 얼음을 깨고 항해할 수 있는 이 쇄빙선 위에서 우리 조선 산업의 미래를 다시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수년간 우리 조선산업은 수주 감소로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경험하고 있다. 많은 인력이 조선 산업을 떠나야 했다. 여러분 또한 많은 걱정 속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저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가진 우리 조선 산업의 저력을 믿는다. 우리 기술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 LNG운반선이 이를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힘든 시기만 잘 이겨낸다면, 우리가 다시 조선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전문가들은 2-3년 후부터는 조선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환경, 연비 등 해운규제의 강화로 우리가 강점이 있는 LNG 연료선과 LNG 운반선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 방명록에 남긴 글. 문 대통령은 "일어서라 한국 조선! 해양강국 대한민국!"이라고 썼다. <이상 사진제공=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침체에 빠져 있는 조선산업을 위해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과 경쟁력 강화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LNG연료선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 쇄빙연구선, 밀수감시선 등 공공선박의 발주를 늘리겠다. 19억달러 규모의 선박발주 프로그램, 노후선박 교체 지원 보조금을 통해 민간 선사의 LNG연료선 발주를 유도하겠다"며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앞으로 추진될 대규모 해상 풍력단지 조성은해양플랜트 수요 창출로 조선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래를 대비한 조선 산업 경쟁력 강화대책도 추진하겠다. 친환경, 자율운항 기술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자재 실증, 자율운항 핵심기술과 선박개발을 지원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해운업, 금융, 기자재 협력업체가 서로 협력하고,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도 서두르겠다"면서 "위기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조선업 혁신성장 방안’을 1분기 중에 마련해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야말 5호' 탑승 후 직원식당으로 이동해 조선소 직원, 기자재업계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하고 지난해 구조조정의 한파를 겪은 조선업계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였다.

문 대통령이 새해 들어 산업현장을 시찰한 것은 이날이 처음으로, 쇄빙 LNG 운반선 건조 현장 방문은 북극항로 개척 등을 포함하는 신북방정책의 추진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문 대통령의 조선소 방문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경제라인 참모진 등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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