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X 평가 받은 직원들 불이익

[이뉴스투데이 김정일 기자]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가 직원들의 정치성향이나 박원순 시장과의 친분 또는 지지여부 등에 따라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부당한 인사조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라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5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H공사 인사조직책임자(기획경영처장) POOL'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진보개혁', '박 시장' 등의 항목을 두고 SH공사 1, 2급 주요 간부들의 성향을 ○, △, Ⅹ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리스트에서 '진보개혁 Ⅹ', '박원순 Ⅹ'로 표시된 전 모 본부장은 본부장에서 처장으로 강등돼 결국 퇴직으로 내몰린 바 있다. 신 모 실장과 심 모 처장 등도 한직으로 내몰리거나 보직해임 당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SH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이 문건이 발견되고 나서 SH공사 직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면담한 바 있다"며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경험이 부족한 교수의 실수니까 그냥 봐줘'라고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서울시는 당연히 공식해명자료를 통해 그 실체를 부인하려고 하겠지만, 자료 자체가 기관 내부에서 나온 문건인 만큼 그 신빙성을 무조건 부정할 수는 없다"며 "이 문건이 사실이라면, '박 시장'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이 블랙리스트는 '박원순 블랙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