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정일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무궁화호의 일부 설비만 개조해 변칙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무궁화호 객차 52량을 새마을호 수준으로 개조한 뒤 주요 노선(경부·호남선)에서 수입을 늘리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이 밝힌 무궁화호 주요 개선 방향은 차량의 기본 좌석을 유지한 채 일부 설비만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이용시간 등 핵심 서비스를 개선하는 게 아니라 ▲객실의자 팔걸이 및 간이탁자 설치 ▲좌석별 USB 콘센트 및 일체형 블라인드 커튼 설치 ▲화장실 출입문, 세면대 거울 및 몰딩 교체 등 일부 차량 내 설비만 고치는 수준이다.

무궁화호와 새마을호의 객차 넓이는 유사하고 두 열차의 최고 속도도 150㎞로 동일해 핵심서비스의 변화는 없다. 코레일은 무궁화호 개조로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레일은 수익성 분석에서 약 37억 원의 차량개조비 투입만으로 11년 4개월간 연평균 수익 약 71억원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수익 증대를 예상했다. 코레일의 장기손익분석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8년까지 총 영업이익은 약 820억이다. 개조 작업이 진행되는 2017년엔 약 19억 손해를 보지만 작업이 끝난 2018년엔 약 39억, 2019년엔 약 54억, 2020년부터 약 83억의 이익을 꾸준히 얻는다는 분석이다.

코레일이 영업이익을 위해 요금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 과거 코레일은 무궁화호의 높은 이용률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편성을 줄이려 해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강 의원은 "현재 무궁화호 이용률이 새마을호의 이용률보다 높은 상황에서 무궁화호를 개량하는 건 일반버스의 좌석을 우등버스 좌석으로 변경하는 것과 같다"며 "변칙적인 가격 인상을 위한 이런 사업은 코레일의 공공성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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