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진우 기자]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보기 위해 우리사회에 미디어교육이 얼마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질문한 결과, 압도적인 비율인 96.7%가 미디어교육이 우리사회에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드시 필요함 43.3%, 어느 정도 필요함 53.4%). 소수 의견인 ‘전혀 필요하지 않다’와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각각 0.7%, 2.6% 비율이었다.

미디어교육이 가짜뉴스를 분별하고, 나아가 정보의 품질을 올바로 판단하는 역량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는지를 조사했다.

이 때 가짜뉴스를 ‘뉴스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으나 허위의 내용을 담고 있는 거짓 정보’로 그 정의를 함께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응답자 가운데 무려 82.7%가 미디어교육이 그러한 능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크게 도움이 됨 23.7%, 약간 도움이 됨 59%).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소수 의견은 각각 2.2%와 15.2% 비율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작년 말에 시작된 국정농단 사태와 올해 치러진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가짜뉴스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전문가들이 그에 대한 주요 대응 방안으로 미디어교육 강화를 제시한 가운데, 일반인들 또한 이와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디어 기술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이 편리해지고 미디어가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품질 낮은 정보의 범람, 유해한 콘텐츠의 증가, 게임·소셜미디어 중독, 온라인 공간에서의 명예훼손이나 모욕, 계층 간 정보격차 심화와 같은 부작용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미디어교육일 것이다. 특히 작년에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가짜뉴스(fake news)’가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미디어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새삼 힘을 얻은 바 있다.

미디어교육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그 저변을 확대하는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국민들이 미디어교육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에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미디어교육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성인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응답자들이 미디어교육에 대해 사전에 어느 정도로 알고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5개의 보기를 주고 선택하게 하였다. 그 결과, ‘미디어교육에 대해 들어봤고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3.8%, ‘들어본 적이 있고 무엇인지 대략 알고 있다’는 36.3%로, 미디어교육에 대해 알고 있었던 응답자는 절반 정도(50.1%)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들어본 적은 없는데 무엇인지는 알 것 같다’를 택한 20.3%까지 합치면 미디어교육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는 응답자는 70.4%에 이른다. 나머지 ‘들어봤으나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21.7%)와 ‘들어본 적도 없고 무엇인지도 모르겠다’(7.9%)를 답한 비율을 합치면 29.6%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디어교육이 어느 정도로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지를 조사한 결과, 부정적인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전혀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가 7.3%, ‘별로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62.2%에 이르렀다.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를 택한 사람은 1%에 불과했으며, ‘그런대로 잘 이뤄지고 있다’는 29.4%가 선택했다.

미디어교육을 어떠한 형태로 실시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현재 아동·청소년을 자녀로 두고 있는 사람들(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자녀가 아동·청소년이 될 사람들)이 어떤 의견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이에 미성년 자녀가 있는 530명의 응답자들에게 대표적인 미디어교육 분야 4가지를 사례와 함께 문장 형태로 풀어서 제시하고 각각이 자신의 자녀에게 얼마나 중요하다고 보는지를 답하게 했다.

그 결과, 4개 미디어교육 분야가 자신의 자녀에게 중요하다고 보는 비율은 최저 73.2%(미디어 제작 교육)에서 최고 91.9%(미디어를 활용한 교육)로 전반적으로 높았으며 분야별 편차가 그리 크지는 않았다.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을 기준으로 그 순위를 보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즉 ‘미디어의 본질, 사회적 역할 및 폐해, 콘텐츠 해석 방식 등을 가르치는 교육(예: TV 바로보기, 정보 품질 평가하기)’이 41.1%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는 ‘교육에 미디어나 콘텐츠를 도구·자료로 활용하는 교육(예: 뉴스활용교육(NIE), 수업자료용 인터넷정보검색)’을 의미하는 미디어를 활용한 교육이 37.9%로 나타났다.

이 둘에 비해 ‘미디어를 이용하는 방법, 즉 기술(테크닉)·기능 등을 가르치는 교육(예: 스마트폰 앱 활용방법, 파일 업/다운로드)’인 미디어 활용법 교육, 그리고 ‘콘텐츠(뉴스, 영화, 드라마, 광고 등)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예: 가족신문 만들기, 미니드라마 만들기)’에 해당하는 미디어 제작 교육은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훨씬 낮은 편이었다(각각 25.3%, 18.3%).

미디어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5가지 제시하고 가장 중요한 이유 한 가지를 선택하게 했다. 이 문항의 결과에서는 다른 문항들에 비해 미성년 자녀가 있는 응답자와 없는 응답자 간 차이가 눈에 띄게 큰 편인 것이 특징적이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집단은 없는 집단에 비해 ‘게임,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중독과 같은 미디어 이용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23.2%),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의 유해성으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27.7%)를 미디어교육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더 많이 꼽았다(미성년 자녀 없는 집단에 비해 각각 9.8%p, 4.4%p 높음).

반대로 미성년 자녀가 없는 응답자들의 경우, ‘가짜뉴스, 짜라시, 낚시성 기사 등 질 낮은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어서’(21.2%), ‘미디어 콘텐츠 활용이나 공유 시 책임 있는 행동(예: 저작권 보호, 댓글 예절)을 익힐 필요가 있어서’(29.1%) 등을 미성년 자녀가 있는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선택했다(각각 8.4%p, 3.4%p 높음).

요컨대,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자녀가 있는 응답자들은 미디어 이용의 폐해로부터 자녀를 보호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그렇지 않은 응답자들은 현명하고 책임 있는 미디어 이용 태도 및 능력을 갖추는 것을 중요하게 간주하는 것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국내에서 미디어교육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면 교육대상의 범위가 어디까지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교육대상 유형을 8가지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미디어교육 대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혹은 ‘포함시키지 않아도 된다’를 표시하게 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적절한 미디어교육 대상이라고 답한 집단은 중·고교생으로, 그 비율은 무려 96.2%에 이른다. 이 외에도 90%가 넘는 응답 비율을 보인 집단으로는 ‘학교밖 청소년(학교를 다니지 않고 있는 청소년)’과 ‘소외계층(저소득층,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이 있었다(각각 94.1%, 90.9%).

그 다음 순위에 오른 집단들(초등학생, 대학생, 주부, 노인) 또한 대략 75~90%의 응답자들이 미디어교육을 필요로 하는 대상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유독 ‘미취학 아동 및 유아’만이 39.1%의 낮은 응답 비율을 보였다.

이는 일반 시민들이 청소년 및 청년층, 소외계층, 교육 기회가 많지 않은 성인들(노인, 주부)을 포함해 광범위한 대상에게 미디어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기는 하지만, 유아나 미취학 아동과 같이 너무 어린 연령대까지를 교육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위 문항에서 각 응답자가 적절한 미디어교육 대상이라고 답한 보기들을 제시하고 그 가운데 미디어교육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집단 하나를 고르게 했다.

분석 결과, 응답자들의 절반이 넘는 50.9%가 ‘중·고교생’을 선택했고, 그 다음으로는 ‘초등학생’(29.9%), ‘학교밖 청소년’(5.6%) 순이었다. 이 세 집단을 택한 응답자 비율을 합치면 86.4%에 이르는데, 이는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 미디어교육이 가장 필요한 대상은 공교육과정(초등 및 중등) 연령대에 있는 아동 및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반영한 결과라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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