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박람회에서 강아지 전용 라면 '안심댕면'을 선보인 최인정 영인바이오 대표. [사진=박재형 기자]
라면 박람회에서 강아지 전용 라면 '안심댕면'을 선보인 최인정 영인바이오 대표. [사진=박재형 기자]

[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전북 지역 농산물을 도민들이 소비하는 비율은 약 3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타 지역으로 향하지만 그 수량은 굉장히 적은 편이죠. 영양분도 높고 품질도 뛰어난 우리 지역 농산물을 어떻게 소비할지 고민하다가 펫푸드 시장에 나서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최인정 영인바이오 대표는 4일 코엑스마곡에서 진행한 이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 뛰어든 계기를 전했다. 2018년 창립한 영인바이오는 전라북도 군산시를 기반으로 한 농식품가공업체다. 강아지 전용 라면을 업계 최초로 제작한 영인바이오는 이날 ‘2025 대한민국 라면 박람회’ 주최 측의 초청을 받아 행사에 참여했다.

 


◇“의원님에서 사장님으로”···최영인의 다사다난 사업 도전기

최 대표는 본래 정치인 출신이다. 군산시의원과 전라북도의원을 지낸 그는 2018년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자신이 그려온 그림을 위해 정치의 뜻을 이어갈까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의원 시절 그렸던 그림을 자세하게 그리기에는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이 있었다. 지방 농수산물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생산자도 이익을 얻고 일자리 생산도 가능할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는 낙선 약 2주만에 회사를 창업했다. 선거 패배의 아픔은을 딛고 사업 도전에 나섰다.

“식품을 수출하려면 상당히 많은 세균과 싸워야 합니다. 국내 유통 상품이라면 대장균 검출만 주의하면 되지만 해외로 내보낼 상품들은 좀 까탈스럽게 봐야하죠.”

영인바이오는 펫푸드에 앞서 ‘셰프의 장’ 브랜드 론칭을 통해 해외 시장에 뛰어들었다. 숙성문화가 자리잡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외국의 경우 유익균까지도 세세하게 검사하기 때문에 통관에 애를 먹어 상당히 힘든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검사 기준이 높아 수출 성사까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인접 국가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뻗어나갈 수 없다는 생각에 최 대표는 계속 문을 두드렸다.

현지 조사도 꾸준히 진행했다. 최근 2년간 해마다 외국에서 200일 가량을 보내며 K푸드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고 상품을 보완했다. 세계인에게서 확인한 한국인에 대한 인식은 최 대표가 계획하는 사업이 단순 수출이 아닌 K컬쳐 전파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라는 책임감을 심어줬다.


지난 2023년 9월 ’안심댕면‘이 미국 수출에 성공했다. [사진=영인바이오]
지난 2023년 9월 ’안심댕면‘이 미국 수출에 성공했다. [사진=영인바이오]

◇‘원조’ 강아지 라면이라는 자부심

최 대표의 강아지 라면은 ‘딸의 잔소리’에서 시작됐다. 그는 창업 이후 3년간 새벽 전에 퇴근 한 일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바쁜 날을 보냈다. 가족들이 모두 잠든 늦은 새벽, 자신을 반겨주는 강아지를 옆에 두고 라면을 끓여 미룬 끼니를 해결했다.

“라면을 향한 눈빛이 사람보다 간절했어요. 그럼 결국 애교에 못 이겨 물로 헹궈서 주기도 했죠. 다음날 생길 딸의 잔소리를 각오하면서요.”

펫푸드와 영양제를 만드는 회사의 대표가 어떻게 강아지에게 라면을 줄 수 있냐는 딸의 꾸짖음이 최 대표를 연구실로 이끌었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2021년 2월, 영인바이오는 강아지 전용 라면 ‘안심댕면’을 시장에 선보였다. 이후 2023년 9월, 출시 2년 만에 미국 수출길을 열며 K펫푸드의 우수성을 글로벌 시장에 알리는 일원이 됐다. ‘안심댕면’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 각지에 수출되고 있다.

최 대표는 안심댕면에 가장 큰 자신감을 내비쳤다. 타사 제품들의 경우 강아지에게는 좋지 않은 밀가루 성분이 들었지만 안심댕면은 오직 통밀과 보리로만 만든다고 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다른 것도 한 몫했다.


전라북도로부터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여받은 최인정 영인바이오 대표 [사진=본인 제공]
전라북도로부터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여받은 최인정 영인바이오 대표 [사진=본인 제공]

◇자산규모 100억으로 성장한 회사···실패에서 기반한 리더십

회사 설립 당시 목표는 5년 내로 자산규모 100억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하며 5개년 계획에  차질을 빚게 돼 7년차에 접어들어서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다. 올해 2500평 부지를 매입해 1000평 규모 공장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오직 직원의 뜻대로 회사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오너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오너보다 똑똑한 직원을 못 만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설명하는 오너의 이상적인 모습은 밑그림을 그리고 직원이 채색을 맡아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른 업종에서도 실패를 맛봤고, 정계에서도 벽에 부딪혔던 최 대표의 경험이 지금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거름이 됐다. 리더는 경험을 공유하고 뒤편으로 물러나 지켜보는 것이 좋은 모습이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최근 증가하는 펫푸드 경쟁 업체에 오히려 반가움을 표했다. 최 대표는 “오히려 자신있으니까 경쟁 상대가 늘어나는 게 즐겁다. 비교 대상이 늘어날수록 소비자들은 영인 바이오 제품이 최고라고 느낄 것”이라며 “오히려 경쟁 상대가 없으면 강아지한테 라면을 먹여도 되냐는 의구심만 늘어날 것이라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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