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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신동아1단지가 최근 안전진단 E등급을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에 돌입했다. [사진=박예진 기자]

[이뉴스투데이 박예진 기자] “3000세대나 거주하는 대단지이니 재건축만 들어가면 주변 상권 등도 거의 상전벽해처럼 바뀌지 않을까요.”

지난주 방학동 신동아아파트 1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사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30여 년이 넘은 노후화 아파트인만큼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주민들의 기대감도 있지만, 창동 등 주변 시세보다 낮은 아파트가격에 집을 팔아도 갈 곳이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서울 강북지역 일대에 위치한 방학신동아1단지를 찾았다. 수유역 3번출구에서 1119번 버스를 타고 주민센터 앞에 내리기도 전에 버스 창가로 ‘도봉구 최초 정밀안전진단 E등급 통과 도봉구청장이하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에서 주민들의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방학신동아1단지는 1990년 최고 15층 30개동 3169세대 규모로 준공됐다. 이는 강북 도봉구 최대 규모 아파트로 재건축이 진행되면 향후 도봉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연혁 30여 년이 넘어가는 구축아파트인 탓에 싱크대 물이 세거나, 추운 날씨에도 창문이 꽉 닫히지 않아 외풍이 들어오는 등 불편사항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 곽정순(여·77세)씨는 “새시 문이 똑바로 닫히지 않아서 차가운 바람이 그대로 들어오고 주차장 공간도 협소해서 불편한게 한 둘이 아니다”며 “재건축이 되면 거주 환경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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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1단지 주차장에 놓인 받침목 바구니, 주차장에 경사가 있는 편인데다 이동주차돼 있는 차량이 많아 차밀림 현상을 막기 위해 받침목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박예진 기자]

특히 지하 주차장이 마련되지 않아 모든 차량이 주차되는 밤 또는 아침 시간대마다 주차난이 일어나곤 한다. 아침마다 주차공간이 아닌 곳에 주차한 차량으로 인해 다른 곳으로 차를 옮기는 ‘이동 주차’ 역시 신동아아파트에선 익숙한 아침 풍경이다. 눈이 오는 날에는 차량을 밀 수도 없어 주차난은 평소보다 과중된다.

이에 앞서 지난 2021년 6월 주민들의 안전진단 요청에 따라 전문가들이 현지 조사를 한 결과 ‘안전진단 필요’ 결정이 내려져 지난해 10월부터 정밀안전진단 용역이 이뤄져 왔다.

이 가운데 최근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낮추면서 노후 아파트인 방학신동아1단지는 정밀안전진단에서 E등급(44.82점)을 받아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정부는 올 1월부터 안전진단 평가 때 구조안전 항목에 대한 가중치를 50%에서 30%로 줄이고, 주거환경과 설비노후도 비중은 30%로 높였다.

안전진단 평가등급에도 변화가 생겼다. 등급은 A~E까지 다섯단계로 나뉘는데 이전에는 30~45점까지는 D등급으로 분류됐다. 이 경우 조건부통과로 다시 정밀진단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최근 45점 이하까지도 E등급으로 분류되면서 신동아단지 재건축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신동아1단지 내에 붙어있는 현수막. 재건축사업 설명회와 안전진단 통과에 대한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

신동아1단지는 도봉구에서 세번째로 빠른 속도로 사업이 진행되는 곳이다. 현재는 신탁방식과 조합설립방식 등 진행 방식에 대한 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시공업체 선정까지는 4~5년 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지만 GS건설·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는 벌써 1년 6개월여 전부터 눈도장을 찍고 있다. 1~2개월 전부터 DL이앤씨도 신동아1단지를 찾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신동아1단지는 강북 최대 세대수인데다 고도제한도 풀리면서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세대수가 워낙 많다 보니 의견이 통합되는 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민들 사이에는 재건축으로 인해 살 곳을 잃고 전세 등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동아1단지의 경우102.4㎡(31평) 아파트 평균가격이 6~7억선으로 형성돼 있다. 인근 창동의 경우 같은 평수가 8억8000만~9억2000만원대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저렴한 편이다.

또 다른 주민 A(여·60세)씨는 “신동아1단지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도 집값이 낮게 형성돼 집을 팔아도 갈 곳이 없다”며 “나중에 다시 돌아오더라도 주택가격이 얼마나 뛸지 알 수 없어 불편하더라도 재건축이 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토로했다.

재건축준비위원회는 이 같은 의견이 나오고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향후 주민동의 75%를 달성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와 관련, 장병권 방학동 신동아아파트 위원장은 “이곳에서 20년 이상 거주하신 분들 가운데 이 같은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재건축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같은 방학동이나 쌍문동과 시세가 비슷해지거나 역전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주 시 평수를 넓히거나 여유자금을 갖고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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