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이 글은 원래 “코로나19 분위기가 진정세에 접어들며~”라고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글을 작성하고 있는 5월 8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대규모 확진자로 2차 지역감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자마자 발생한 집단감염이다. 이 글은 영화 속에서 실천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개할 계획이다. 글을 조금만 빨리 썼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기획력이 부족한 본 기자를 탓해주길 바란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 확산을 최소화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타인과 접촉을 자제하고 떨어져서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에서는 본의 아니게 조난을 당하거나 악당을 피해 숨는 경우에 발생한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보다 꽤 도움이 된다. 

'마션'.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역사상 가장 먼 조난, ‘마션’

영화에서 조난당하는 경우는 많다. 망망대해의 무인도부터 한강 밤섬까지, 여러 곳에서 사람들은 본의 아니게 혼자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영화 역사상 가장 먼 조난은 어디일까?

리들리 스콧의 영화 ‘마션’은 관측 가능한 최대 거리에서 조난당한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거리는 약 5640만㎞다. 마크는 화성폭풍으로 대원들과 떨어져 실종된 뒤 혼자 화성에 버려져 약 4년 넘게 혼자 지낸다. 식물학자인 그는 화성의 척박한 땅과 기지에 남겨진 자원을 활용해 물을 발생시키고 감자를 기른다. 

그는 무려 4년 동안 감자만 먹고 버티다 구조대와 가까스로 닿아 목숨을 건진다. 감자는 수분 75%와 녹말, 단백질, 무기질로 구성돼있다. 비타민C와 필수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돼있고 100g당 80kcal의 열량을 가지고 있어 최소한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좋다. 

인적이 없는 곳에서 오랜 시간 지내는 것은 외로움과 우울증을 동반할 수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달고나 커피’나 ‘메이플시럽 잼’ 등 단순 반복노동이 필요한 식품을 만들며 무료함을 이겨냈다. 마크의 경우는 대장 멜리사(제시카 차스테인)가 남기고 간 디스코 앨범을 들으며 무료함을 달랬다. 마크는 사실 디스코 음악을 싫어한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여가꺼리를 확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어벤져스:엔드게임’에서 어딘지 알 수도 없는 우주에 조난당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로봇 네불라(카렌 길런)와 정체불명의 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회적 거리두기뿐 아니라 2주 동안 자가격리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우선 “뭐하고 놀지?”를 고민하는 것이 좋다. 

'데스티네이션'. [사진=태원엔터테인먼트]

◇살기 위한 거리두기, ‘데스티네이션’

‘데스티네이션’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랑받은 공포영화다. 우연한 사고에서 살아남은 한 무리의 학생들에게 ‘운명’이라는 살인마가 찾아와 죽인다는 내용이다. 

주인공 알렉스(데본 사와)는 처음 환상을 목격해 운명의 사고에서 벗어난 인물로 그는 “운명이 우리를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고 주변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거한 채 외출을 삼간다. 

예를 들어 창문을 막고 날카로운 물건을 제거한 다음 온 몸을 두꺼운 매트로 감는 식이다. 그리고 통조림으로 끼니를 해결하지만 통조림 뚜껑의 날카로운 부분은 보이는 즉시 없애는 식이다. 

통조림은 생존 식량으로 아주 요긴하다. 뜯지 않으면 거의 평생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유통기한이 길다. 통조림 음식은 115도 이상 고온에서 멸균 조리한 후 밀폐용기에 보관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길다. 

이 때문에 통조림은 생존식량으로 자주 이용된다. 특히 병사들에게 보급되는 전투식량으로도 한 때 통조림이 자주 이용됐다. 그러나 알루미늄 용기가 군장의 무게를 무겁게 할 수 있어 현재 전투식량은 대부분 비닐 밀폐용기에 담겨져 있다. 

이처럼 통조림은 생존에 유용한 음식이지만 통조림 캔에 내부에 비스페놀A라는 환경호르몬이 있다. 다만 비스페놀A는 현재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어 영유아를 제외하면 인체에 큰 영향은 없다. 

'나는 전설이다'.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기, ‘나는 전설이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는 리차드 매드슨의 1954년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후 이 소설은 1964년 ‘지구 최후의 사나이’와 1971년 ‘오메가맨’으로 제작됐다. 

‘나는 전설이다’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살아남는 방법의 표본이라고 볼 수 있다. 얼마나 혼자 지내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비상식량(통조림)을 확보해야 하고 익숙한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 

혼자 있어서 외로울 때는 말동무를 만드는 것도 좋다. 과거 ‘캐스트 어웨이’의 척(톰 행크스)는 배구공 윌슨과 오랜 시간 친구로 지냈고 ‘나는 전설이다’의 로버트(윌 스미스)는 강아지부터 마네킨까지 여러 친구를 뒀다. 

영화에서 로버트는 화생방 장교 출신으로 화학물질 연구에 능하다. 때문에 혼자 지내는 동안 좀비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연구를 혼자 진행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우리에게 그럴 능력은 없다. 그저 질병관리본부를 믿고 마스크 쓰고 손 깨끗이 씻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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