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에서 진행된 GTX-A 시운전 행사에서 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서역에서 진행된 GTX-A 시운전 행사에서 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덕형 기자] GTX시대가 시작됐다. 서울로 출근하는 수도권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결실을 맺으며 수혜지역을 중심으로 사뭇 들뜬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하지만 첫 개통일을 앞두고 벌써 한계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28일 국토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GTX-A는 파주시 운정역에서 화성시 동탄역을 잇는 총연장 83.1km 노선으로 이중 수서~동탄 구간이 오는 30일 우선 개통한다.

그러나 GTX-A 열차의 완전 개통은 빨라야 2028년에야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노선이 처음 구상될 시기부터 노선의 중심역으로 지목돼 온 삼성역 환승센터가 그때야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오는 30일은 ‘반쪽 개통’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수서~동탄(34.9km) 구간은 전체 GTX-A 노선 길이에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부는 최대한 공사 속도를 올려 GTX A노선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을 올해 12월 이전에 개통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해당 구간 개통이 완료돼도 2026년말까지는 파주 운정~서울역과 수서~동탄 구간이 각각 분리돼 운행된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과 맞물려 있는 삼성역 환승센터는 현재 2026년말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더욱이 강남구 영동대로 삼성역~봉은사역 일대에 지하 5층 규모로 환승센터 및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 2026년 운정~동탄 구간이 연결돼도 2028년까지는 삼성역에 정차하지 않고 운행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업계에서 삼성역을 포함한 완전 개통 전까지 이용객 수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우려가 현실이 돼 예상보다 낮은 이용객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하면 정부는 사업자인 에스지레일(SG레일)에 한 해 600억원씩, 4년간 최대 2400억원까지 보전해야만 한다.

◇4년 더 남은 ‘완전 개통’···벌써 영업손실 걱정

전체 이용객 수는 예상보다 낮지 않을까 우려가 제기되지만 반대로 출퇴근 시간대 GTX-A 수서~동탄 구간은 자칫 ‘지옥철’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동탄신도시 전체 인구는 약 40만명이며 GTX-A가 지나는 성남시 분당구는 47만명, 용인시 기흥구 인구는 43만명에 이른다. 100만명을 넘는 인구 중 상당수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이지만 GTX-A 배차간격은 서울 시내 지하철만큼 짧지 않다.

정부는 출퇴근 시간에는 약 15분에 한대, 이후에는 20분이 넘는 배차간격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자칫 눈앞에서 한대만 놓치거나 극심한 혼잡도에 탑승을 못하고 한 대만 그냥 보내게 되면 바로 ‘지각출근’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긴 배차간격을 고려해 출근 시간을 앞당기면 해결될 문제지만 그러한 경우 현재 운행 중인 ‘광역버스’ 이용 시간과 GTX 이용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 관계자는 “처음 계획은 동탄에서 운정까지 전체라인 운행에 총 20편성 열차가 운행될 예정이었다”면서 “수서~동탄을 선개통하다 보니 일단 6편성만 운영하게 돼 완전 개통 때보단 시격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수서~동탄 구간은 SRT와 선로를 같이 쓰게 돼 시간 간격을 촘촘하게 배치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GTX 운행을 앞두고 제기되는 다른 문제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어르신 복지로 꼽히고 있는 지하철 무료이용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최근 수서~동탄 구간 일반 요금을 4450원으로 책정한 가운데 5월 중 도입할 환급형 할인카드인 K패스를 적용해 시민들이 좀 더 저렴하게 열차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 무임승차제도는 도입하지 않았다. 대신 경로할인 제도를 신설해 30% 요금 할인만 받을 수 있게 했다.

노인단체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자칫 지하철 무료이용이란 전제를 흔드는 혜택 폐지 및 감축의 도화선이 될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비록 아직 개통 전이라 본격적인 입장표명 등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알려졌다.

영업 시운전 중인 GTX 열차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영업 시운전 중인 GTX 열차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GTX 예정지역 주민들, 윤 정부 ‘뚝심’ 기대

그럼에도 이번 GTX-A 개통이 본격화하면서 GTX-B·C 예정 지역과 D·E·F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벌써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출발해 경기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GTX-B노선은 지난 7일 착공에 들어갔다. 오는 2030년 완전 개통이 목표이며 개통되면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까지 23분, 서울역까지는 29분이 걸릴 예정이다. 

지난 1월 착공한 C노선은 경기 양주시 덕정역을 시작으로 서울 청량리와 삼성역을 지나 수원역까지 이어진다. 총길이 86.46㎞로 2028년 개통이 목표다. 이 노선은 남북 양방향으로 수원~아산과 덕정~동두천을 각각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무엇보다 D·E·F 노선에 대한 현 정부의 빠른 사업 진행 의지가 강하다. 임기 내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도 이미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D‧E‧F 전체 노선을 반영하고 구간별로 순차 개통을 예고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개통을 서두르는 바람에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수도권 내 고질적인 출퇴근 교통 문제를 해결하려는 첫걸음을 시작한 점은 박수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배차간격 문제 등은 구조적인 한계가 분명해 개통이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포골드라인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복복선화를 통한 선로 증설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A 요금이 비싸다는 지적에 “국민들이 기존 지하철 요금과 비교해 그렇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지하철보다 3배 빠른 속도와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점을 고려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