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글과의 협업 가능성에 더해 중국 바이두와의 AI 협업 논의에 나서며 논란이 되는 분위기다. [사진=언스플래시, 편집=이승준 기자]
애플이 구글과의 협업 가능성에 더해 중국 바이두와의 AI 협업 논의에 나서며 논란이 되는 분위기다. [사진=언스플래시, 편집=이승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Think Different.”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젊은 기업. 세상에 없던 혁신,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을 앞세우며 혁신과 선두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애플이 최근 부진으로 구글에 이어 중국 기업인 바이두에까지 AI 관련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차별화된 기술과 폐쇄적인 기업 정체성을 강조하던 애플이 타사의 인공지능 모델들을 빌려와 자사의 대표 기기인 아이폰에 탑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애플’ 전체의 신뢰가 흔들리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10여년간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한 애플카 사업을 정리하는 등 사업 분야의 전방위 조정에 나서며 전기차 분야의 인력을 인공지능 부서로 이적시킨 바 있다. 이번 협력 역시 새로운 인공지능 사업 활성화를 위한 숨 고르기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여전히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재편된 빅테크 정세 속 애플의 입지는 위태롭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빅테크 그룹 전체를 이끌며 글로벌 리더로 우뚝 섰던 애플이 인공지능 기술에서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은 지 오래인 가운데, 중국 기업에까지 손을 내밀며 치열한 자리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에 중국 바이두의 AI 챗봇 ‘어니봇’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의 검색 기업인 바이두는 오픈AI의 챗GPT에 맞설 자사의 인공지능 챗봇인 어니봇 4.0을 지난해 10월 발표하고, 바이두의 검색, 지도 앱 등 10가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됐다.

중국의 경우. AI 탑재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현지 규제에 맞게 중국 AI가 적용돼야 한다. 중국은 40여개의 생성형 AI 모델을 승인한 바 있지만, 이 가운데 해외 기업의 모델은 승인된 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픈AI나 구글도 마찬가지다. 

애플 역시 중국의 승인을 위해 현지 공급 업체를 찾는 한편, 바이두에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애플은 화웨이의 선전으로 시장의 ‘큰손’인 중국에서도 점유율 전쟁에서 밀리며 현지화에 더 힘을 쏟는 모습이다. 중국은 애플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애플은 미·중 간 긴장 관계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정치적 규제와 더불어 점유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 연간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중국 판매량이 24%나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화웨이의 경우에는 자국 제품 중심 기조에 힘입어 64%나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러한 판매량의 전복 상황을 탈피, 점유율 증진 등 확장성을 갖추기 위한 움직임을 위해 중국 내 한정 할인 등을 진행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이 이러한 상황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1년 동안 중국 시장에서의 애플의 부진에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쿡 CEO는 애플에 중요한 시장이자 제조업의 중심지인 중국을 방문해 현지 관계자 등을 만나고 새로운 애플 스토어 오픈을 앞둔 상하이와 선전 지역의 연구센터의 확장 계획 등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에게 중국은 해외 기준 최대 시장이며 제조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곳으로 매우 중요 의미를 갖는다”며 “특히 800달러 이상 프리미엄 분야에서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팀 쿡 CEO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BYD 등 애플의 주요 공급업체를 방문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특히 “애플 공급망에 있어 중국만큼 중요한 곳은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BYD는 애플의 제품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다양한 부품들을 공급하고 있다. 

애플은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애플은 AI 개발에 약 10억달러 규모의 투자 확대에 나섰다. 앞서나가는 구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를 따라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자체 LLM 에이잭스를 갖고 애플 GPT라는 챗봇 서비스를 구축했으며,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AI음성비서 시리, 아이메시지, 애플뮤직 등에 생성형AI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2월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생성형 AI가 놀라운 돌파구가 될 것"이며 "상당한 투자를 진행 중으로, 연내 생성형 AI 관련 계획을 밝히겠다" 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의 생성형AI를 기다리는 오랜 기대와는 달리 애플이 자체 개발 기술을 내부에서만 활용한다는 정책으로 언제쯤 고객에게 공개될 생성형 AI 서비스를 발표할 지는 미지수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올해 자체 AI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지만 개발이 요원한 상황”이라며 “이번 구글이나 바이두와의 협의는 아이폰 16시리즈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플과의 협력 논의 소식이 전해진 뒤 바이두 인더스트리는 홍콩 증시에서 5% 상승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이 한껏 반영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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