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원정 정책과 국제유가 폭등의 여파로 LNG 정산단가가 큰 폭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전력생산 체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픽=고선호 기자]
정부의 탈원정 정책과 국제유가 폭등의 여파로 LNG 정산단가가 큰 폭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전력생산 체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픽=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코로나19 사태 확산과 함께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지속된 국제유가의 잇따른 상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원료가 폭등으로 국내 전력거래 단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그중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 브릿지 연료로 떠오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1년 여 동안 약 300%에 달하는 폭등세를 기록하면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원전과 석탄발전 등 기저발전원의 비중 감소로 전력생산 효율성이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한국전력 및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원료원별 정산단가 중 LNG의 발전단가는 KWh당 247.1원으로, 2020년 63원 대비 300%에 달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LNG 정산단가의 상승폭은 국내 전력거래 집계 사상 최대 수치로, 종전까지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던 지난 2012년 7월 KWh당 197.7원보다 49.4원 높게 책정됐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단가도 크게 올랐다.

신재생에너지 정산단가는 지난해 11월 두 자릿수를 유지해 오다 같은 해 12월을 기점으로 100원선을 돌파한 이후 지난달 역대 최대인 KWh당 160.6원까지 치솟았다. 앞서 2020년 최저 단가가 50원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연간 약 110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월별 LNG 정산단가 변동 추이.
월별 LNG 정산단가 변동 추이.

이 같이 LNG 정산단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에는 국제유가 폭등 사태와 원전·석탄발전 등 기저발전원의 비중 감소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앞서 코로나19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던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천연가스 공급 중단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상승 흐름으로 전환, 이달 배럴 당 120달러까지 올랐다. 특히 국내 수입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최근 배럴당 110달러 수준까지 올라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LNG의 경우 유럽 시장의 천연가스 가격을 대표하는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이달 초 역대 최고가인 MWh당 345유로까지 상승했으며, 일본·한국 가격지표(JKM)도 연초보다 12% 올랐다.

이에 국내 발전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LNG의 발전단가도 큰 폭으로 치솟은 것이다.

국내 LNG발전의 시장참여설비용량은 올해 기준 4만1528MWh로, 원자력 2만3250MWh, 유연탄 3만7391MWh보다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기저발전의 비중 감소는 거래량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종전 최대 전력거래량을 기록했던 2015년 7월 1만5088GWh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연평균 1만GWh까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력거래금액 또한 2016년 12월 1조1475억원에서 지난해 9·10월 3000~4000억원선까지 주저앉았다, 올해 들어서는 석탄발전 비중 감소 및 전체적인 전력 수급 확대에 따라 일시적으로 거래량과 거래단가가 평년수준을 회복하긴 했으나 지난달을 기점으로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석탄발전의 거래규모 역시 큰 폭으로 축소됐다. 전력거래 집계 사상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던 2018년 1월 유연탄 발전의 거래량은 2만2236GWh까지 증가했으나, 지난해 4월 1만2000GWh대로 감소했다. 그러다 작년 하절기 전력수급난으로 인해 일시적인 가동확대로 거래량이 2만GWh대까지 순간적으로 회복됐지만, 같은 해 9월을 기점으로 다시 내리막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학계 및 업계 일각에서는 문 정부의 탈원전 및 탄소중립 등 과도한 정책 추진으로 인해 전력생산 효율성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탄소중립 정책 확대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원전 병용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저탄소 연료인 LNG 발전소가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필수적이다. 단기적으로는 LNG가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브리지 전원으로서 역할을 하는 한편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보완하는 현실적 수단으로 상당 기간 활용돼야 한다”며 “전력시장의 가격 안정화와 수급 불안 해소에 대해서는 기저발전원의 역할을 무시해선 안 된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력보급과 시장 가격 모두 균형을 맞춰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