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금융가 전경.
여의도 금융가 전경.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얼굴을 마주하는 만남이 ‘위험’으로 인식되고 ‘언택트(비대면)’가 뉴노멀로 등장하면서 대면 영업 비중이 100%에 육박하는 보험업계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고객들이 대면접촉을 꺼리는 탓에 설계사·대리점·방카슈랑스 등 대면채널 판매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핀테크·빅데이터 활용과 및 오픈뱅킹 도입으로 비대면채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은행·증권사와는 달리 보험사들은 여전히 대면채널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11월 기준 생명보험사 초회보험료 중 대면채널을 통한 가입 비중은 97.97%에 달한다. 자동차보험으로 사정이 좀 낫다는 손해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상위 10개사의 지난해 10월 기준 대면채널 초회보험료 비중은 88.8%다.

보험 특성상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사례가 적다 보니 신계약 유치에는 보험모집인의 권유와 설득이 필수다. 그러나 비대면이 뉴노멀이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회사의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다만 위기에도 불구하고 보험업계는 올해 상반기 금융업종 가운데 이익 감소가 가장 작게 나타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융업종 전체 영업이익은 7조2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6.5%로 감소했. 보험은 8.6% 감소를 기록하며 증권업(-67.1%), 금융지주(-13.1%), 은행(-10.3%)보다 좋은 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3~4월에 집중된 절판마케팅과 사업비 축소 효과에 따른 반짝 효과일뿐 지속성 유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통 예정이율 인하(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절판마케팅을 진행해 1분기엔 선방할 수 있었지만 기존의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제부터가 진짜 전쟁"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직원들이 갑작스럽게 원격근무를 하게 되었으나, 대부분의 보험회사는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디.

아울러 저금리 환경이 장기간 지속되면 롱 테일(Long-tail) 보험 종목의 손해율이 악화되고, 일부 보험 상품은 경제성이 없어 인수하지 않게 돼 손해보험회사의 수입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국내 주요 보험사들도 비대면 영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부터 업계 최초로 창구 방문과 전화 상담 없이 본인 확인이 가능한 '비대면 실명 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화생명은 어플리케이션 '헬로(HELLO)'를 통한 건강 정보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업무협약을 맺고 인공지능(AI)에 기반한 홍보·마케팅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홍민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원격근무, 저금리, 성장률 측면에서 사업의 영속성 및 운영상 위기에 직면한 만큼 원격근무 및 디지털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동시에 보장범위와 보험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미래의 리스크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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