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진짜 그래?” “무슨 뜻이지?” 새로운 것을 좋아하거나 몰랐던 것을 알려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 궁금했던 일상 속 호기심, 소소한 문제, 이슈에 대한 궁금증을 흥미롭게 해소시켜 드리는 코너 [소문e답]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사진=한국마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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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이달 15일 치르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 출마 후보간 레이스가 한창이다. 선거 관련 뉴스를 듣다 보면 유독 말(馬)과 관련된 말(話)이 많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이에 해당 단어의 유래와 뜻을 살펴본다.

우선 대표 용어로 출마(出馬)와 낙마(落馬)가 있다. 출마는 ‘말을 마구간에서 끌어 내오다’라는 뜻에서 ‘전쟁터에 나간다’는 뜻으로 확대됐다. 이 때문에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출마라고 한다. 반대로 전쟁과도 같은 선거에서 승리자가 있으면 낙마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예로부터 말은 출세나 입신양명을 뜻했기 때문에 선거뿐 아니라 관직에 오르지 못하거나, 성공가도를 달리다 떨어지는 경우 낙마했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낙마했다고 모든 것이 끝나거나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1만4492번 경주에 출전한 박태종 기수는 ‘기수 실력과 낙마사고는 별개’라고 말한다. 기수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말이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 없어서다.

낙마를 했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면 지금 낙마는 더욱 실력을 다지고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인간만사는 새옹지마(塞翁之馬) 아닌가. 눈앞의 일이 계기로 앞으로 어떤 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

한자어뿐 아니라 영어 가운데도 선거 때 자주 쓰이는 말이 있다. 바로 다크호스다. 다크호스는 1831년 총리이자 소설가 벤자민 디즈레일리 소설 ‘청년 듀크’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뜻밖에 우승한 말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됐다.

정계에도, 경마계에도 여러 다크호스가 있지만 한국 경마 역사상 진짜 다크호스로 꼽히는 ‘미스터파크’도 새삼 떠오른다. 마사회 부산경남 경마공원에서 활약했던 경주마 ‘미스터파크’는 한국경마 최고의 명마라고 손꼽힌다. 왜소한 체구 때문에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으나 최종 17연승을 기록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사진=한국마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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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선거 후에는 직제 개편, 개각이 뒤따른다. 이때 하마평(下馬評)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하마평은 '하마비(下馬碑)'에서 유래한다. 하마비는 궁궐이나 종묘 앞에 세워져 있는데 하마비를 지나갈 때면 존경의 표시로 말에서 내려야 했다. 조선시대판 정차장소인 하마비 주변은 늘 말이 오고 가는 곳이었다. 관리들이 궁으로 들어가면 가마꾼이나 마부들은 토막정보로 관직에 오른 사람이나 오를 사람에 대해 평가하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하마평(下馬評)'이다.

마지막으로 투표 당일 개표가 시작되면 ‘경마식 보도’를 지양하자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경마식 보도란 정당, 후보자에 대한 정보 대신 후보의 득표상황이나 당락에만 관심을 가지는 보도 행태를 일컫는다. 경마 중계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안다면 바뀌어야 할 관용어다. 근래 경마 중계는 어떠한 말이 선두로 달리는지 보다 경주마, 기수, 경주환경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선거 때 많은 말(馬)이 등장하는 것은 말이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사람과 함께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말은 용감하고 충성스러운 동물로 우리 곁에 있어왔다. 국민이 지지로 당선된 선거 승리자 또한 말(馬)처럼 성실하게 의원직을 수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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