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전기자동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국산 전기차 1세대'인 기아자동차 레이 EV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5일 기아차에 따르면 레이 EV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0'대다. 기아차는 현재 레이 EV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생산 재개 또는 후속 모델 출시 계획도 없어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말 출시된 레이 EV는 경차 레이에 50kW 모터와 16.4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고속 전기차로, 국산 전기차 양산시대의 개막을 알린 모델이다.

기아차는 레이 EV를 출시할 당시, 정부 및 공공기관에 보급해 연간 2500~3000대씩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터무니 없이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소비자 인식 부족 등으로 판매량은 저조했다.

이후 르노삼성자동차 SM3 Z.E.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EV, 기아차 쏘울 EV, BMW i3, 닛산 리프 등 주행거리와 성능이 향상된 전기차 모델이 출시됐고 레이 EV의 '시장 개척자' 타이틀은 무색해 졌다.

레이 EV는 출시 후 약 6년간 내수 시장에서 2000대도 팔리지 않았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50대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레이 EV는 올 들어 전기차 시장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현대차 코나 EV와 기아차 니로 EV, 한국지엠 볼트 EV 등 1회 주행거리가 무려 400km 안팎인 신형 전기차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었다. 레이의 주행 가능 거리는 91km에 불과하다.

또 정부가 올해 전기차 국고보조금 지급 방식을 배터리용량과 주행거리 등 성능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방안을 도입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했다. 보조금은 최대 1200만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지만, 레이 EV는 절반 수준인 706만원에 불과하다. 차종에 상관없이 450만원 정액으로 지급되는 초소형 전기차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금액이다.

단종 수순을 밟은 레이 EV의 빈자리는 이달께 공식 출시되는 니로 EV가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니로 EV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최소 380km 이상이고, 소형 SUV급의 차체 크기로 넉넉한 적재공간도 확보했다. 또 첨단 주행안전 기술 '드라이브 와이즈' 등의 안전사양이 탑재돼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확보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레이 EV는 모델 노후화와 짧은 주행거리 등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 했다"면서 "장거리 전기차가 대중화되는 상황인 만큼, 차체 플랫폼을 개조해 고성능 배터리를 장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만 기아차가 레이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출시에 맞춰 신형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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