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은 과거에도 배달료 도입 및 가격인상을 주도한 전력이 있다. 이번에도 정부의 가격인상 자제 요청에도 불구, 제품 가격을 인상해 질타를 받고 있다. 권원강 교촌 회장(사진)의 복귀 후 가격인상 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치킨은 과거에도 배달료 도입 및 가격 인상을 주도한 전력이 있다. 이번에도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도 불구, 제품 가격을 인상해 질타를 받고 있다. 권원강 교촌 회장(사진)의 복귀 후 가격 인상 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이 지난 4월 3일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치킨 3만원 시대가 열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교촌의 지난해 실적 폭락 이유 중 하나를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도 보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교촌은 ‘가격 인상’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교촌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경쟁 브랜드 역시 고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고, 가격 수준만 놓고 살펴보면 교촌은 가격 인상 후발주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BBQ는 핫황금올리브 콤보 제품이 2만4000원, 핫황금올리브 핫크리스티 및 핫황금올리브 콤보반반이 2만5000원이다. 교촌치킨의 교촌콤보는 2만2000원, 허니콤보는 2만3000원으로 오히려 교촌이 저렴하다. 

bhc, 굽네치킨, 노랑통닭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메뉴는 대부분 2만원대 초반이다. 급네치킨 고추바사삭 콤보가 2만1000원, 노랑통닭 뿌리노랑치킨 오리지널 콤보 및 순살도 2만1000원이다. 60계치킨 호랑이치킨 콤보는 2만2500원이다. 교촌치킨은 최고가 메뉴인 블랙시크릿순살을 가격인상 조치에서 제외하고 2만3000원으로 동결했다. 사실상 타 브랜드와 엄청나게 가격차가 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교촌치킨을 가격 인상 브랜드로 인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전례 및 시기상 문제가 가장 크다. 지난 2021년 치킨업계 중 제품 평균 가격을 8.1% 올려 치킨업계 가격 인상을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 앞서서도 교촌은 2018년 치킨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유료화했고, 경쟁업체 역시 이를 뒤따라갔다.

올해도 정부가 식품 및 외식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보란듯 치킨업계에서 가장 먼저 가격을 인상한 셈이 됐다. 소비자들에게 있어선 정부 방침도 무시하고 가격 인상을 했다고 받아들여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1일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 주재로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대상 물가 안정 간담회를 개최해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재차 촉구했다. 양 정책관은 "서민들이 느끼는 외식물가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및 관련 협회에서 당분간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교촌은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가맹점의 수익구조 악화, 임차료·인건비·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불가피한 인상이라고 밝혔다. 

한 소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치킨업계가 가격을 인상할 때마다 원부자재 가격과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내세우는데, 원부자재 가격이 안정된다고 치킨 가격이 내려간 건 한 번도 못봤다. 그리고 가맹점주에 대한 상생 책임을 가격인상 방침으로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게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교촌 본사가 가맹점과 소득 분배의 책임을 지지 않고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꼴”이라며 “교촌치킨은 가맹점들의 수익성과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가맹점과의 수익 구조를 개선할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은 채 제품 가격 인상에만 혈안이다. 가맹비, 교육비, 보증금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면서 소비자들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한다”고 질타했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급감한 것에 대해서도 “교촌치킨의 수익성·영업환경 악화는 원부자재·판관비 인상 등으로 매출총이익이 감소한 것도 있지만, 광고선전비 증가와 신사옥 신축에 막대한 영업이익 투입, 수제맥주 사업 추진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됐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분석하며 가격 인상 방침이 부득이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온라인에선 교촌치킨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전개되는 움직임이다. 일각에선 편의점 치킨, 대형마트 치킨 등 더 저렴한 제품을 교촌치킨의 대체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튜브 등에선 일부 먹방 유튜버들이 더 자극적인 제목의 썸네일을 내세우며 교촌치킨 대신 다른 치킨을 먹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 차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교촌 창업주 권원강 회장이 지난해 대표로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가격 인상 정책을 채택하며 매출 및 수익 안정화 전략을 구상했지만, 오히려 소비자 반발을 불러오는 분위기”라며 “업계 1위를 내준 상황에서 소비자마저 등을 돌리고 있어 결코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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