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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로 암 진단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세상의 모든 질병 치료를 위한 첫 걸음은 ‘신속한 진단’이다. 

특히 암과 뇌졸중 등 치명적인 중증질환에는 골든타임이 존재해,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진단해 치료에 나서야 한다.

다만 잔인하게도 대부분 질환의 의심증상은 감기·피로증세와 같이 미미하기 짝이 없다.

이런 가벼운 증상만으로 최대 4~6시간의 정밀 진단검사를 감수하려는 환자가 몇이나 될까. 

정확한 진단 결과를 얻기까지 수일이 걸리는 점도 의료 공급·수요자 모두에게 불편함으로 작용한다. 기다리는 사람은 불안감 속에 지내야 하며, 의료진은 정밀분석에 오랜시간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단 정확도는 검사시간과 비례할 수밖에 없는가.

기존 불편함과 아쉬움을 해소할만한 연구결과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의 조윤경 그룹리더 연구진은 혈액·소변을 이용해 암과 감염병 등을 현장에서 바로 진단할 수 있는 다공성 금 나노전극 기반의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

우리 몸의 소변·혈액 생체시료에는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바이오마커가 포함돼 있다. 이를 분석하면 질병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질병과 관련한 바이오마커를 분리·정제해야 한다. 현재는 대형의료시설 또는 실험실에서 샘플을 분석해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시기에는 수많은 샘플을 동시에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 시스템이 포화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현장진단기기는 질병을 간단하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하지만 암이나 감염성 질환을 진단하기엔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

암이나 감염병 관련 바이오마커는 생체시료에 매우 소량으로만 존재해 극도로 민감한 탐지기술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민감도를 높이기 위해 전극의 표면적을 늘리는 방안이 있지만 오염도가 함께 늘어나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연구진은 민감·정확도가 높은 바이오센서 제작을 위해 다공성 금 나노전극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바이오마커를 분리·정제하는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생체시료만으로 현장에서 전립선 암 진단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미셀이 있는 염화나트륨 용액에 평평한 금 표면을 넣고 반복적인 전기를 가해 다공성 금 나노전극을 구현했다. 미셀은 민들레씨 같은 구형태로, 머리는 물과 친하고 꼬리는 기름과 친한 막대모양의 계면활성제가 모여있는 집합체다. 

이런 방법으로 넓은 표면적을 만들어내 센서 민감도를 높이는 한편,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을 형성해 샘플 오염을 방지했다.

조윤경 그룹리더는 이번 개발 기술에 대해 “현장진단기기 고도화에 핵심 발판을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 다공성 금나노 구조의 잠재력을 기반으로 혈액과 타액 샘플을 분석하는 ‘진단 칩’을 개발하는 등 관련 연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병원체 및 기타 질병진단 분야에서 해당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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