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재무 여건 악화에 따라 신규 채용 규모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공공기관의 재무 여건 악화에 따라 신규 채용 규모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의 감소세가 가팔라지면서 인재들이 설 곳을 잃고 있다.

특히 2020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공채 비중이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예년의 3분의 1 수준을 밑돌면서 공공기관 취업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는 6468개로, 지난해 총 공채 규모인 1만5925개 대비 40%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이 확대된다 하더라도 전체 규모는 1만개 자리를 밑돌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는 지난 2017명 9671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공기업 △시장형 △준시장형 △준정부기관 △기금관리형 △위탁집행형 △기타공공기관 등 모든 공공기관의 공채 규모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 하반기 취업시장도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청년 구직자들의 압도적인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공기업 부문에서 신규 채용 부문의 감소세는 더욱 뚜렷해진 상황이다.

공기업 신규 채용 2019년 3125명에서 2020년 2732명, 지난해 2443명, 올해 상반기 기준 1118명으로 집계돼 사실상 2000명 이하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청년인턴 규모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인턴으로 채용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청년인턴 채용형 일자리는 2017년 6312명에서 2018년 6632명까지 늘었다가 2019년 4773명, 2020년 3910명, 2021년 1~3분기 2884명으로 해마다 규모가 감소했다.

반면 공공기관에 단기 아르바이트 형태인 ‘체험형 인턴’의 규모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험형 인턴 규모는 2017년 1만628명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1만6414명을 넘어선 이후 2019년 1만7061명, 2020년 1만7335명, 2021년 1만8000명대로 증가했다.

이 같은 공공기관 신규 채용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공공부문 수익성 악화와 인원 교체 시기 미도래, 인사 적체 현상 등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 채용 방식이 기존 신규 채용 중심의 모집에서 수시 채용으로 변화하고 있어 추가적인 감소세가 불가피하다.

익명을 요구한 A공기업 관계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따라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돌리면서 통계상 늘어났던 정규직 신규 채용 숫자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또한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늘어난 인건비 부담 등이 신규 채용을 위한 재원 마련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전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8000명이 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같은 기간 신규채용 규모는 2019년 1772명, 2020년 1047명으로 40% 가량 감소했다.

인건비의 경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약 37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총 인건비는 2016년 22조9500억원에서 2020년 30조3000억원으로 32% 늘어났다.

특히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의 경우 탈원전, 탄소중립 정책 등 정부 정책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게 늘면서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 당기순이익은 2016년 15조7000억원에서 2020년 5조3000억원으로,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의 경우 500조3000억원에서 2020년 544조8000억원으로 불어나는 등 재무여건의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이와 관련, 취업아카데미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정부 기조로 공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대폭 늘면서 신규 채용의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자칫 신규 채용 수준이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며 “그럼에도 청년 구직자들의 공공기관 취업 행렬은 더욱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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