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게임‧IT대기업 등을 필두로 연봉경쟁이 벌어지면서 중소‧중견기업의 IT개발자 채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부 기업에서는 40‧50대 개발자 채용에도 나서며 활로를 찾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전환 가속에 개발자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영민 기자]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전환 가속으로 개발자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정보통신(IT) 업계뿐 아닌 금융, 유통, 완성차 등 산업 전 분야에서 개발자 채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산업으로 떠오른 AI,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분야의 인력난은 더욱 심각하다. 아직까지 시장의 절대적인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빅테크 기업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카 프로젝트 자율주행시스템 엔지니어링 총괄이 메타로 이직하기도 했으며 MS의 AR팀 핵심 인력 100여명이 메타로 옮겨갔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기존연봉의 두배를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핵심 인재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 최고 대우와 차별화된 복지혜택을 내세우고 사내·외 추천제도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미 검증된 인재를 확보하고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일부 기업은 서울 강남 등 교통 및 주변 인프라가 우수한 곳으로 사옥을 옮기기도 했다.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없도록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기도 한다.

컴투스는 최근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 분야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면서 사외 추천제도를 통해 우수인재를 추천해 채용으로 성사되는 경우 2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업계 최고 대우와 일주일간의 리프레쉬 휴가도 제공한다. 앞서 컴투스는 위지웍스튜디오를 인수하고 메타버스 플램폼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관련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즉시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이유다. 노하우를 보유한 개발자 영입도 수월하다.

지난해 수준은 아니지만 연봉인상 소식도 들리고 있다. 티맥스소프트는 전직원 연봉을 500만원 인상하고 최대 50% 성과급 지급,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했다. 더블유게임즈도 연봉·복지제도를 전면 개편하고 직군 관계없이 신입사원 초봉을 4500만원으로 상향했다. 알서포트, 마켓컬리 등은 스톡옵션 지급을 통해 인력 유출에 대응하고 있다.

처우개선과 함께 접근성을 개선해 개발자 확보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유통업계 쓱닷컴은 개발자 확보에 유리한 강남으로 사옥 이전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으며 크래프톤, 라인게임즈, 스마일게이트 등 게임업계는 사세확장 등을 이유로 강남권으로 사옥을 마련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마일게이트, 로블록스, 네오플, 엔픽셀 등도 강남권에 둥지를 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를 떠나 판교에 자리를 틀었던 게임·IT 업체가 강남권으로 다시 돌아가는 이유는 판교가 포화된 이유도 있지만 개발자 요구를 수용하는 측면도 있다”며 “판교가 예전에 비해 교통이 좋아졌다고 해도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에는 여전히 불편하고 인근 주거지역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연봉인상, 개발자 확보 경쟁이 치열한 게임업계는 아직까지 큰 움직임이 없다. 지난해 릴레이 연봉 인상 등으로 다른 업계와 비교해 상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지난해 수준의 인상률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발자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고급 핵심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진 반면 기준을 만족하는 인력은 부족한 이유다. 신입 개발자를 채용해 육성하는데도 한계가 있고 본격적인 업무에 투입할 수준이 되면 보다 보다 좋은 조건을 찾아 옮겨 가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게임·IT업계에서 연봉인상 경쟁을 하면서 개발자의 몸값과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올해 역시 개발자 확보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인건비 인상이 전년 대비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먼저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신입 개발자 채용도 고려하고 있지만 3년차에 접어들어 본격적인 개발에 투입될 수준이 되면 채용시장으로 나가는 구조”라며 “인력확보 및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업계 평균 수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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