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가 코로나19가 촉발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유통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뉴노멀 전략 승부수를 쏘아올렸다. [사진=픽사베이]
유통가가 코로나19가 촉발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유통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뉴노멀 전략 승부수를 쏘아올렸다. [사진=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에 추석연휴는 중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당국의 백신 접종 계획에 따르면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고령층의 90%, 성인의 8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을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검토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지난 17일 1차 접종률 70%를 달성하면서 백신접종은 정부 계획에 가까워지고 있다.

유통업계도 이에 따른 변화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유동인구가 급감하고 생필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렸지만, 현재 대부분의 국민은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여러 번 이어진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이번 강도 높은 거리두기 시행에도 이동량의 급감이 없었다”면서 “이제는 위드코로나 시대의 리오프닝에 주목할 때”라고 내다봤다.


◇주목할 만한 업종은 백화점…트렌드에 맞춘 변신


보복소비 심리에 따른 가구‧홈인테리어와 명품 수요를 흡수하면서 지난 상반기 백화점업계 전체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6.2%나 성장했다.

코로나 이후 백화점들은 지속적으로 MD 개편을 단행, 트렌드를 반영해 신규점포를 오픈해 왔다.

이후 마진율이 높은 패션‧의류 소비까지 완연한 회복세다. 특히 코로나19가 없었던 2019년 이상의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2월 더현대 서울에 이어 8월 잇달아 오픈한 롯데백화점 동탄점, 대전 신세계가 모두 기존 백화점의 공식을 깬 ‘미래형 백화점’을 표방하고 있다.

현재 백화점 빅3의 기존 점포의 상당수가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 중인 만큼, 백화점은 쇼핑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체험과 재미, 휴식 기능을 강화한 매장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대형마트·SSM, 구조조정에 디지털전환까지


지난 상반기 대형마트는 전년동기 대비 0.3% 성장, 준대규모점포(SSM) 매출은 10.0% 감소했다.

대형마트는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이마트를 제외하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모두 실적이 부진하다.

신선식품·생활용품 등의 수요가 온라인 채널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사가 생존을 위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디지털 전환’뿐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그룹 통합 플랫폼 롯데온과 쓱닷컴을 활용해 온라인 연계를 통한 오프라인 매장 한계 극복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모바일 투자와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도입에 힘입어 지난 1~6월 전사 매출 대비 모바일 매출 비중이 △2019년 10% △2020년 14% △2021년 16%로 지속 성장하기도 했다. 7월 1시간 즉시배송 매출은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지난 3월 매출에 비해 275%나 늘었다.

이달 초 대형마트 규제를 완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소위원회에 다시 상정되면서 기대가 커지기도 했다. 대형마트·준대규모점포 온라인 영업에 대한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제외가 주요 골자다.

현재는 대형마트나 SSM의 경우 지자체 조례에 따라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 의무휴업을 해야하며, 자정부터 익일 10시까지는 영업을 할 수 없다.

오프라인 영업뿐 아니라 온라인 영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의무휴업일에 점포 활용 배송이 어렵고, 영업시간 제한에 따라 점포를 활용한 새벽배송도 불가능하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대형마트 사업자에게 매우 긍정적인 영향이 전망된다”며 “특히 새벽배송의 경우 현재 사업자별로 수도권에서 지방권으로 커버리지를 확장하고 있는데, 대형마트 사업자가 기존 점포를 활용하여 새벽배송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면 배송 커버리지 확대 속도가 온라인 장보기 사업자 대비 월등히 빠를 수 있으며,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근거리 쇼핑 채널로 편의점이 급부상하면서 매력이 떨어진 SSM의 경우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제고 전략이 유력하다.


◇편의점, 근거리채널 급부상…고객 접점 확대하고 사업 다각화


유동인구 회복이 매출과 직결되는 업종 중 하나가 편의점이다.

위드코로나 전환 시 상권 활성화와 편의점 내 취식 재개, 학교 등 특수입지 점포의 매출 반등이 기대된다.

연말까지 사용가능한 상생지원금 사용처로 지정된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가공식품뿐 아니라 신선식품과 각종 생활용품 구매가 편의점에서 이뤄지면서 신흥 쇼핑 채널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편의점업계도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자체브랜드(PB) 라인업 확장을 통해 상품 구색을 넓히고 자체 배송서비스 등 다양한 성장 모멘텀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GS25는 ‘퀵커머스’에 집중,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자체 배송 플랫폼 ‘우리동네 딜리버리(우딜)’를 론칭하고 배송 서비스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CU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지난 8월 1호점에 이어 최근 2호점을 입점하는 등 MZ세대를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커머스, 점유율 경쟁 치열…판도 변화에 주목


이커머스업계도 위드코로나 논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한 만큼 오프라인 활동 확대 시 상대적으로 온라인 이용 수는 다소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업체에서 배송 서비스, VIP제도 등을 개선하며 소비자를 잡아두는 ‘락인(Lock-in)’효과를 경쟁력으로 삼는 이유기도 하다.

향후 이커머스 판도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손잡은 11번가가 플랫폼 파워를 기반으로 한 네이버와 유통 공룡 쿠팡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베이코리아 지분(80%)을 등에 업고 규모 확대를 꾀하는 신세계 SSG닷컴의 행보도 주목된다.

다만 전세계 5위 규모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티몬, 위메프 등 후발주자도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점유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정부의 위드코로나 논의 가능성이 가시화되며 유통업계에서도 새로운 판을 짜야하는 시기”라며 “어찌됐건 유통산업은 코로나19 이전과는 같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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